<대구논단>한국 경찰의 비전과 과제
<대구논단>한국 경찰의 비전과 과제
  • 승인 2012.01.1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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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균 대구한의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전 세계 어느 나라를 가 봐도 우리나라처럼 안전한 곳은 없다. 특히 도시의 밤거리는 더욱 그렇다. 이는 우리 사회가 매우 안전한 치안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면에는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10만 여명의 경찰관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높은 수준의 치안에 비해서 경찰 서비스의 가장 직접적인 소비자인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치안 서비스와 경찰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이지 못한 편이다. 한 가지 예로 경찰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2010년 국무총리실에서 실시한 민원만족도 평가에서 20개 외청 중 16위에 머무르고 있다.

이렇게 한국 경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10만 경찰관 중 일부 경찰관에 의해서 발생되는 비리와 의무위반 행태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대다수의 경찰관은 열악한 근무환경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맡은 바 소임을 묵묵하게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경찰이라는 업무의 특수성에 비추어 부패와 부조리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과제이다.

최근 흥미로운 사실은 우리나라 10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직업선호도 조사에서 경찰공무원이라는 직업이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보도이다. 실제로 거의 모든 대학에서 경찰행정학과가 수험생들에게 매우 인기 있는 학과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입학성적도 매우 높다. 또한 경찰관 채용경쟁률이 100대 1의 경쟁률을 넘길 때도 많다. 이렇게 젊은 청소년들이 경찰직을 선호하고 있고, 실제로 최근 10여 년간 많은 젊은이들이 경찰직에 투입되어 일선현장에서 치안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또한, 최근 경찰청에서는 현장 중심, 국민만족 중심의 다양한 치안 서비스 정책을 실시함으로써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전국의 각 경찰서와 지구대의 치안성과를 평가하여 업무에 피드백하고, 경찰관의 인사와 징계에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켜 투명성을 확보하며, 수사의 공정성 및 인권 확보를 위해 수사관 교체요청제, 수사경과제, 수사이의 신청제 등 진정성있는 자구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좀 더 보태어 대한민국의 경찰이 선진 경찰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문제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 첫째, 경찰업무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수사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경찰과 검찰은 대한민국의 형사사법 시스템에서 견제와 균형, 상호존중, 협력과 파트너십의 수평적 관계가 되어야 한다. 수사권의 문제를 기관간의 밥그릇 싸움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 무릇 모든 권력은 견제와 균형이 중요하다. 어느 한 조직에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되면 반드시 문제가 발생한다.

검찰에 수사권, 기소권 등 권력이 과도하게 집중되어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개정된 새 법령에는 수사가 아닌 내사 단계의 기록을 검찰에 송부하도록 해 검찰의 수사권을 오히려 강화시키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는 수사권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불가능하게 하고, 검 경간의 갈등을 더욱 조장하여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경찰과 검찰간의 합리적인 수사권 조정을 통해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균형과 견제의 사법 시스템을 이루어야 한다.

둘째, 자치경찰제를 확대해야 한다. 현재 제주특별자치도에서만 실시하고 있는 자치경찰제를 전국적으로 확대하여 도입할 필요가 있다. 자치경찰제는 지방자치제의 완성이다. 자기 지역의 치안을 지역의 특성에 맞게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향후 자치경찰은 범죄예방과 지역사회 안전에 집중하여 활동하고, 국가경찰은 범죄수사와 정보 등에 주력하는 혼합형 경찰 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미국이나 영국, 일본 등 거의 모든 선진국들에서 활성화하고 있는 민간조사업(탐정업)을 공인화하여 부족한 경찰력을 보완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민간조사업은 안전사회 구축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셋째, 경찰대학의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1년에 100여명의 국립 경찰대학생을 선발하여 전액 국비 부담으로 4년간 집체교육을 시켜 경위라는 초급간부로 임용하고 있다. 매년 100여명의 경위임관은 너무 많다. 이로 인해 승진 및 보직, 하위직 경찰관의 사기저하 등 여러 인사행정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적정한 정원 감축을 통해 경찰인사의 선진화를 기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경찰관은 국민들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범죄를 예방하고, 수사와 범인 체포를 하는 법집행 형사사법기관이다. 따라서 경찰이라는 직업은 항상 위험성, 돌발성, 긴박성, 스트레스 등 다른 직업에 비해 특수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일선 경찰관들의 노고를 사회가 진심으로 인정해 주고, 위로와 격려의 말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나 국가를 위해 위험한 업무를 수행하는 경찰관이 다치거나 심지어 생명을 잃는 경우, 국가는 최선을 다해 뒷바라지를 해 주어야 한다.

경찰관을 폭행하는 시민도 용서할 수 없지만, 매 맞는 경찰은 더더욱 안 된다. 경찰은 우리들 가까운 곳에서 우리를 지켜주는 파수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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