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맹꽁이 전설 속의 교훈
<대구논단>맹꽁이 전설 속의 교훈
  • 승인 2012.01.18 13:2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심후섭 대구광역시달성교육지원청 교육장

달성군 구지면 예현리에 전해오는 맹꽁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부모를 잠 섬기지 않으면 죽음보다 더 큰 불명예를 가지게 된다는 교훈을 준다. 예절을 숭상하는 마을로 이름나서 이름도 예현리로 불리던 이 마을에 그렇지 못한 부부가 있었던 모양이다. 아니 어쩌면 이런 이야기를 지어 미리 인간의 도리를 다할 것을 스스로에게 다짐하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옛날 이 마을에 어머니와 아들이 살고 있었다. 이 아들은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홀어머니를 모시고 열심히 살아갔다. 그런데 자라서 장가를 가게 되자 아들은 점점 나빠지기 시작했다. 아내의 꼬임에 넘어간 것이었다.

아내는 자꾸만 거짓말을 하고 시어머니를 제대로 모시지 않았다. 그래도 착한 어머니는 며느리가 섭섭해 할까봐 야단도 치지 않고 늘 `나무아미타불’만 외웠다. 지극한 불심으로 집안의 평화를 빌었던 것이다.

어머니는 나이가 들자 자꾸만 했던 말을 잊어먹고 말았다. “아가야, 내가 조금 전에 뭐라고 하더냐?” 그러자 며느리는 엉뚱하게 대답했다. “ `뒷집 영감도 내 서방이요, 앞집 영감도 내 서방이요.’라고 했어요.” 그러자 어머니는 그 말이 정말인 줄 알고 며느리가 말하는 대로 부지런히 외웠다. 들에 나갔던 아들이 저녁에 집에 돌아와 보니 어머니가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었다.
아내를 보고 물었다.

“아니, 어찌 된 일이오?” “모르겠어요. 노망이 드셨는지 계속 부끄러운 소리를 해요. 여보, 그러지 말고 저 노인을 물에 빠뜨립시다. 혼자 있으면 집에 불을 낼까 겁나요. 정신이 없어서 몇 번이나 솥에 불을 때고 헛소리를 하고…….” 아들은 가만히 듣고 있었다. “이러다가는 우리도 제 명에 못살아요.” 어리석은 아들은 그만 아내의 말대로 하기로 했다.

“어머니, 절에 불공을 드리러 가요.” 아들 내외는 어머니를 지게에 지고 길을 나섰다. 냇가를 따라 산길로 들어섰다. 이윽고 깊은 강가에 이르자 보는 사람이 있는지 사방을 살피다가는 그만 어머니를 강물에 빠뜨리고 말았다. 높은 절벽 밑에는 깊고 푸른 강물이 흐르고 있어서 이곳에 빠지면 동해 바다에서 시체가 되어 올라온다는 무서운 곳이었다.

“아니, 어찌된 셈이지?” 한참 뒤, 강에서 `풍덩’ 하는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하늘로 오색 무지개가 피어올랐다. 그리고는 조금 전에 물에 빠졌던 어머니가 온 몸에 광채를 띠면서 무지개를 타고 하늘나라로 훨훨 날아가고 있었다. “얘들아, 잘 있거라!” 어머니는 웃는 얼굴로 하늘을 둥실둥실 날아올랐다. “우리도 저렇게 날아올랐으면 좋겠다.” 아들이 중얼거렸다. “그래, 우리도 빠집시다.”
아내도 무엇에 홀렸는지 좋다고 하였다.

그런데 막상 물에 빠지려고 하자 겁이 난 두 사람은 지게에서 끈을 풀어 서로 묶기로 하였다. 그래야 물에 빠져도 같이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 등을 대고 꽁꽁 묶었다. 그리고는 두 눈을 꼭 감은 채 절벽에서 강으로 뛰어내렸다. - 풍덩! 그런데 어찌 된 셈인지 숨만 점점 가쁘고 하늘로는 올라가지 않았다.

“캑캑, 아이고 죽겠다.” “왜 하늘로 올라가지 않지? 여보, 끈은 꼭 매었소?” 두 사람은 서로 `꽁 맸나, 꽁 맹, 매애꽁, 맹꽁…….’ 하다가 결국은 숨을 쉬지 못하고 물속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다. 불효를 저지른 이들은 하늘의 노여움으로 맹꽁이 부부가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지금도 맹꽁이는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서로 등에 오르려하며 `맹꽁 맹꽁’ 울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 불효를 저지르면 죽어서도 그 죄를 벗어날 수 없다. 우리 자녀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교훈 가득한 옛 이야기를 들려주어 잠시라도 잘못된 길로 들어서지 않도록 하자.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