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SNS와 이별 연습
<대구논단> SNS와 이별 연습
  • 승인 2012.02.07 13: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 효 진 스피치 컨설턴트

SNS의 중독성은 과연 얼마나 될까? 얼마 전 SNS를 확인하는 일이 담배와 술보다 중독성이 강하다는 연구가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시카고 경영대학원의 빌헬름 호프만 교수팀이 200여명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이다.

연구진은 실험 대상자들이 하루 14시간 동안 7번에 걸쳐서 전달된 SNS를 30분 이내에 확인하는지를 살펴봤다. 이런 과정을 7일 연속으로 실시한 결과 대부분이 30분 이내에 답신하고 댓글을 올렸다. 이는 담배와 술보다 강한 중독성이라고 분석했다.

SNS에 대한 욕구가 상대적으로 저항하기 어려운 것은 술과 담배에 비해 비용이 들지 않고 일상에 유용하다는 생각 때문에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의 삶에는 보이지 않는 갈등 구조가 많다보니 주위 지인들의 반응을 바로 확인하려는 욕구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연구 결과대로라면 우리는 단 하루도 SNS 없이 살기 어려울 것만 같은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일상의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세상을 살고 있는 요즘 가끔은 `이런 문명의 이기(利器)가 없던 이전 세상은 어떨까?’라고 반문해 본다.

마침 90일 동안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는 물론이고 휴대전화와 이메일까지 사용하지 않은 20대 청년의 실험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주인공은 광고전문대학인 시카고 포트폴리오 스쿨에 재학 중인 제이크 라일리이다.

라일리는 어느 날 문득 우리가 진짜 소중한 사람보다 키보드나 기기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SNS 외에 뭔가가 존재할 것 같았고, 그것이 뭔지 알고 싶어서 세상과의 모든 연결고리를 끊어버렸다. 그렇게 하자 사람들과 더 깊은 관계를 맺게 됐고, 가장 친하다고 생각한 친구가 진짜 가깝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여자 친구와 사이도 좋아졌다. 여자 친구 집 앞 거리에 분필로 하고 싶은 말을 쓰고, 쿠키 위에 설탕으로 글을 쓰는 등 로맨틱한 행동도 많이 하게 됐다고 한다. 이뿐 아니라, 자유시간이 많아졌고, 글쓰기가 많이 늘었다고 실험 결과가 전했다. 하지만, 사회적 정보의 흐름에서 차단된 것은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토로했다.

실험이 끝나고, 사회적 정보의 흐름에서 차단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는 모든 것들로부터 차단된 삶을 끝내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는 이 실험을 하기 전 매일 트위터를 통해 250명이 보내는 트위트를 읽었고, 하루 평균 1시간 30분 정도 페이스북을 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소셜 미디어와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기기의 발달로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는 급속히 우리 사회에 퍼져나갔다. 이제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의 사회적 영향력은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그렇다면 SNS가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통해 인간관계를 형성하던 전통적인 방식을 대체하게 될까?

전화가 처음 발명되었을 때, 사람들은 전화기가 전통적인 인간관계 방식을 대체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리고 팩스와 이메일이 등장했을 때에도 사람들은 같은 예측을 했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급속한 성장으로 소위 닷컴(dot-com) 광풍이 불던 1990년대 후반에는 테크놀로지의 발달이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통해 이루어지던 전통적인 인간관계와 사회관계 형성을 사라지게 만들어 거리의 카페와 기업의 사무실, 그리고 도시의 인도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이런 예측과는 달리 우리는 카페에서 친구와 동료를 만나 수다를 떠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오감을 통해 나누는 대화에는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서는 얻을 수 없고 전달할 수 없는 가치와 의미가 담겨 있다. 몸짓과 눈짓, 표정, 잔잔한 미소를 통해 전해오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느낌과 의미는 얼굴과 얼굴을 맞대야만 이해할 수 있다.

소셜 네트워크가 아무리 발전해도 전통적인 인간관계를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 인간관계를 맺을 때 이 둘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는 현대를 사는 우리 자신들의 몫으로 남아 있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