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대구논단>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 승인 2012.02.14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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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지방자치연구소장,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TV에서 정치관련 뉴스를 아예 안 본다는 친구가 그리 많은 줄 몰랐다. 복마전 정치권을 보면서 사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보수 성향의 나이든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보면 대구도 더 이상 새누리당의 지지 터가 아닌 상 싶다.

여야 지도자가 여성으로 바뀌었지만 정치판은 전과 다름이 없다. 정치판에서 여성의 부드러움을 찾는다는 것은 기우일 뿐이다. 친 노무현 사람이 주체가 된 통합민주당의 한명숙 대표는 얼굴로 크게 한 몫 본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비상위 위원장보다 더 편한 느낌의 인상이다. 한 동안 잦은 법정 출입으로 입맛을 잃었던 한 대표가 당을 이끌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의 리더십을 새삼 읽게 된다.

지금 민주당은 아주 체계적· 조직적으로 총선에 올인 하고 있다. 계속 악재가 터지고 있는 새누리당이 구멍 난 부분을 땜질도 못하고 있는 새에 몇 발 앞서 이 지방 저 지방으로 자리를 옮겨 가면서 총선의 씨앗을 차근차근 뿌리고 있다. 그런가하면 소위 중진 의원들이 자기 지역구를 버리고 서울 등 대 도시 지역으로 출마지를 옮기겠다며 새누리당의 기를 죽이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의 주요 정치 멤버의 얼굴들이 옛 그대로라서 불만이다.

자주 봐야 정이 난다는 말도 있지만 지겹도록 보아 온 정치인의 얼굴은 보는 이들을 식상케 한다. 요즘 TV 채널이 늘어나면서 그 얼굴 그 얼굴의 개그맨들이 너무 자주 등장하여 실증을 느낄 때가 더러 있다. 웃음을 주는 개그맨도 그럴진대 빤질빤질한 정치인의 얼굴 보고 싶은 사람 어디 많겠나. 과거 민노당의 것을 베끼긴 했지만 민주당은 언제나 새누리당에 앞선 공약들을 내 놓고 있다. 거의가 저소득층의 입맛에 맞는 포퓰리즘 내용들로 도가 지나치는 것들도 있다.

FTA를 파기하겠다며 당 대표를 비롯한 당직자와 의원, 예비 후보자들이 미 대사관으로 몰려가 보인 행태는 국제적 망신이다. 나라는 없고 오직 총선만을 겨냥한 제스처다. 정봉주 법안은 또 무엇인가. 법원 판결도 싹쓸이 무시하겠다는 꼼수행태다. 명찰을 바꾸어 단 새누리당으로 가 보자. 최근 무게 있는 비대위원이 이런 말을 했다. “새누리당 비대위가 한 달쯤 지나자 다시 안일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당 지도부의 자세가 이 같다면 새누리당의 앞날을 점쳐 볼 수 있겠다. 쇄신이라며 내어 놓은 공약들은 맘에 닿지도 않고 지겹게 들어오던 노래를 반복해서 듣는 느낌이다. 정책면에서나 조직 면에서 뭔가 모르게 민주당의 꽁무니를 따라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새누리당의 정책가운데 유난히 눈에 띄는 것은 지난 6일 비대위 산하 정치쇄신위가 내어놓은 지방선거 쇄신안이다. 그 내용을 보면 실망이 크다.

시· 도당 공천심사위가 지방선거 공천심사를 할 때 해당지역 당협위원장(지역 국회의원)과 협의하도록 한 당헌· 당규 상의 의무 조항을 삭제하고 상향식 공천을 명시함으로써 국회의원의 공천권을 제한시키겠다는 것이다. 진정 지방선거 쇄신을 하겠다면 공직선거법(제47조)을 개정하여 지방선거 정당공천 제도를 원천적으로 없애겠다는 대 국민 약속을 하는 것이 옳다.

지방자치 부활 20여년이 지났는데도 지방자치가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지방자치단체가 정당싸움의 회오리 속에 갇혀있기 때문이다. 싸움질로 날 새는 여야 중앙정치권을 닮아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지방의회와 집행부가 으르렁거리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당공천 폐해의 산물이다. 지역 국회의원의 지방선거직 공천권 행사는 돈 공천, 부적격자 공천, 국회의원의 똘마니 양성 등 지역민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아 왔지만 여야 국회의원들은 아예 귀를 막고 있다.

정치쇄신 한다고 야단법석을 떨면서도 그나마 새누리당은 공천권을 제한한다는 안을 내어 놓은 반면, 민주당은 감감이다. 지금 추세로 봐서는 여야 정당이 앞으로도 지방선거직 공천을 하면서 단물을 빼 먹겠다는 심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학계, NGO, 기초의회협의회 등에서 줄기차게 지방선거직 정당공천폐지 주장을 해 온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금도 늦지 않다. 양당은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 주기 바란다, 한명숙 대표는 총선 승리를, 박근혜 위원장은 오로지 대선에 목을 매고 있으니 잘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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