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를 찾아서> 좌판타령
<좋은시를 찾아서> 좌판타령
  • 승인 2012.06.0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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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림

1
타령이란 타령 중에 좌판타령 있었어요
채곡한 돌미나리 몇 단과 산야초 한 보따리 그 싸아한 좌판은
좌판타령 자판타령 반나절은 버티지요
물 먹어 더 질겨진 창호지 같은 단속반에게 들킨
나머지 반나절은 내내
시장 밖 저 골목 끝으로 끝으로 숨어
창부타령 창부타령 하는데 어느새 석양이 불끈불끈
제가 창부타령보다 더 붉으락 붉으락 그랬댔어요

2
슬프고 둥근 거울을 닮은 석양에 비추어
사뭇 각시 모양을 낸 할마씨들이
나물 판 지전과 우렁각시처럼 남은 나물봇짐에서
기차삯으로 육백 원 떼어 주시고
다시 서지도 않을 혀짤박이 소릴 내는 기차를
첫사랑처럼 끌여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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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대구 출생. 1996년 `작가세계’ 등단. 시집 `평화의 속도’ 2009 대구문학상 수상.

해설) -해설 김연창-
서도민요인 자진아리·감내기와 같은 것으로 도들이장단에 맞추어 느릿하게 부르는 애수 띤 노래. 타령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설명된 말이다. 원래 민요 타령은 애잔하면서 느릿하다. 좌판을 펼쳐놓은 할매처럼 고단한 삶을 느린 가락속에 흥을 담아 노래한다. 우리 민요의 묘미는 이 처럼 느림 속에 흥을 내포하고 있어서 민중의 고단한 삶을 승화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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