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해외건설 사업은 고비마다 우리 경제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1970년대 오일쇼크를 극복했던 것이나 1997년의 외환위기 등을 극복한 것도 중동의 모래바람과 싸우면서 벌어들인 달러의 덕이 컸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도 해외건설은 제조업 수출과 함께 우리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2000년대 들어 정보통신(IT)산업과 같은 첨단업종에 가려져 해외건설이 다소 빛을 잃긴 했지만 그러나 우리경제엔 여전히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특히 2007년 이후 최근 5년간의 수주액이 전체 수주액의 60%로 이를 정도로 수주액이 비약적인 증가를 보이고 있다. 이는 30년 만에 찾아온 제2의 중동특수를 우리업체들이 적극 공략하여 얻은 결과다.
해외건설 수주는 앞으로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는 중동지역과 중남미 및 아시아지역의 개발도상국들이 인프라공사를 확대하고 있어 올해는 목표인 700억 달러 수주가 무난할 것으로 보이며 오는 2014년쯤엔 연간 1000억 달러 수주시대가 열릴 전망된다. 특히 재스민혁명을 겪은 중동 산유국들이 두둑한 오일달러로 국가재건과 관련한 대형프로젝트 발주를 늘리고 있는 것도 우리 업체들에게는 밝은 전망을 가지게 한다.
전망이 밝다 해도 안도해선 안 된다. 아직도 우리 건설업체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데는 해결되어야 할 과제가 있다. 우선 우리 건설업체들의 시공능력은 세계가 인정하지만 자금조달능력의 한계로 수주기회를 놓치는 경우다.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국책금융기관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고 연기금이 참여하는 민간합동 펀드 규모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중동자금 유치차원에서 이슬람채권(수쿠크)법 도입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일이다. 수주지역 다변화도 필요하다. 아프리카나 남미 등 자원이 풍부한 국가는 자원개발과 연계한 수주전략이 필요가 있다. 공사대금을 개발자원으로 결제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할 과제다.
국내 주택경기 침체로 위축돼 있는 건설업계가 살아나기 위해선 해외로 진출하는 일이다. `해외수주 5000억 달러 돌파’는 이들의 미래를 향한 새로운 비전에 힘이 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대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