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공칼럼>박근혜, 이회창을 닮아가나
<삼공칼럼>박근혜, 이회창을 닮아가나
  • 승인 2012.07.1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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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제18대 대통령 당내 후보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국민의 삶과 함께 가는, 국민의 꿈이 이뤄지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경제민주화,일자리, 한국형 복지 등 3대 핵심과제를 제시했다.

대통령 후보로서 박 전 위원장의 국민 지지율은 4여 년 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그만큼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부 국민들과 당내 분위기에 한랭전선의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경선 방식을 두고 비박(非朴)주자들과 관계에서 `불통’문제가 불거지고 이것은 친박 핵심들이 `인(人)의 장막’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박 전 위원장은 “불통과 소신은 엄격히 구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또 박 전 위원장의 리더십에서 10년 전의 이회창 한나라 대통령 후보와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이다.

바로 `인의 장막’에서 비롯된 총체적 `불통’이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의원은 지난 9일 당내 대선후보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박근혜 진영의 측근정치, 폐쇄적 리더십을 지적했다. 정 전 대표는 “정당독재가 미화되고 찬양되는 시대착오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절대적 지분을 가진 1인자 중심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당내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고 말했다. 이 의원 역시 “분열이 아니라 조정과 화합으로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아 낼 수 있는 리더십이 돼야 한다”고 말하고 “개인의 눈높이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당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통합당의 박영선 의원은 박 전 위원장의 출마와 관련 “새누리당이 10년 전 행태를 답습한다는 측면에서 변화를 두려워하는 정당, 당내 민주화가 부재하고 사당화를 고수하는 정당이라는 점에서 존경할만하다”며 다소 비아냥거리는 말을 했다.

최근 일련의 사태로 볼 때 박 전 위원장 리더십 회로의 이상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박근혜 리더십’에서 10년 전 이회창 한나라 대통령후보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현 상황들이 2002년 대선과 비슷한 양상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많은 국민들은 이회창 진영의 측근정치, 신진인사 영입 실패, 요지부동의 독단적 리더십에 대해 큰 우려를 했다.

국민 지지율 1위에 대세론을 등에 업은 이 후보는 측근 7인방에 둘러싸여 당내 비주류들의 독단적 리더십에 대한 비판을 묵살하고 국민의 눈높이가 아닌 이 후보의 눈높이로 세상을 재단함으로써 민심이 등을 돌리게 되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당시 `이회창 대세론’을 잠재운 최초의 사건이 박 전 위원장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박 전 위원장은 이 후보의 제왕적 리더십과 불공정한 경선 방식을 문제 삼아 탈당했다. 그런가 하면 핵심조직도 현재의 박 전 위원장의 정책 결정권을 쥐고 있는 `7인 정책위원회’(김종인,현명관,김광두,김장수,윤병세,안종범,강석환)와 유사하다. 이회창· 박근혜 두 후보의 최측근들은 이념적으로 확고한 보수이며, 대부분 구시대적 인물이라는 것도 닮았다. 이후보 진영은 낡고 수구적이고 불통의 이미지를 주군에 덧 씌웠고, 대선에서 실패하고 만다.

한편 측근들의 보이지 않는 권련투쟁도 `박근혜 호’를 이끌어 가기도 하지만 좌초시킬 수 있는 암초로 돌변할 수 있다. 양 날의 칼과 같은 존재이다.`불통’과 관련 박 전 위원장은 “동료위원들과 대화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다만 통화하는 상대가 누구인지가 중요하다. 박 전 위원장에게 진정성이 담긴 `충언’을 해줄 사람, 또는 비판세력과 대화해야 한다.

조직에는 비판세력이 반드시 존재해야 하고 역할이 미진하면 주류세력이 기능이 활성화 되도록 지원해 주어야 한다. 비판세력은 조직을 발전시키고 가치를 높이는 기본 동력이기 때문이다.
`박근혜의 원칙과 소신론’도 일정부문 주관과 일방성을 지니고 있다. 사전적 해석에 따르면 원칙(原則)은 `기본이 되는 규칙이나 법칙, 또는 여러 현상이나 사물에 두루 적용되는 법칙’이고, 소신(所信)은 `굳게 믿는 것, 또는 생각하는 것’이다. 따라서 원칙과 소신의 효용성은 상대방을 이해시키고, 설득함으로써 극대화 된다.

그렇지 않을 때 독선적이고 폐쇄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조직전체의 에너지와 응집력을 분산, 감소시킨다. `불통’이나 `인의 장막’이 문제로 부각된 자체가 박 전 위원장의 아름다운 이미지에 상처를 주고 있어 안타깝다. 특히 현재의 `올드 보이’중심의 `박근혜 7인방’은 10년 전의 `이회창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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