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를 찾아서>희디흰 적막으로
<좋은시를 찾아서>희디흰 적막으로
  • 승인 2012.07.15 13:5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해리

눈썹까지 눈이 내린 산사에 와서
고드름으로 귀를 닫고
흰 눈으로 입을 봉한
암자와 마주 섰지요

댓돌 위 흰고무신엔 적막을 신겨놓고
갈피마다 눈가루 뿌린 붉은 동백 앞세워
묵언정진 팻말 하나로 나를 맞네요

세상에 와서 가장 많이 쓰고 가는 건
물도 아니고 돈도 아니고 말이라 하던
당신 말이 생각났습니다

묵언만큼 깨끗하고 아름다운 말이
세상에 있을까를 생각했습니다
------------------------------------------
1998년 매일신문에 `화석’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 시작. 2003년 평사리문학대상에 `아팝꽃 그늘’외 4편으로 당선. 시집 `철새는 그리움의 힘으로 날아간다’ `감잎에 쓰다’ 등이 있음

해설) -해설 김연창-
눈온 세상이 고요한 것은 눈이 소리를 흡수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 소리도 없는게 적막한게 아니라 아주 작은 소리가 있어서 더욱 적막하게 느껴진다. 마치 흰 눈속에 붉은 동백이 있어 눈이 더욱 희게 보이듯. 묵언이 아름다운 말이 있어서일 것이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