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아침>작은 불편의 녹색여행, 지구에 휴식을
<달구벌 아침>작은 불편의 녹색여행, 지구에 휴식을
  • 승인 2012.08.0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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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무 경 대구지방환경청장

런던 올림픽이 더욱 열기를 더해가는 요즈음. 우리 선수들의 메달 획득 소식과 우리나라 축구가 올림픽 사상 최초로 4강에 들었다는 낭보가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에 한 가닥 위안이 되고 있다.

나날이 경신되는 기록이 올림픽뿐인가. 예년에 비해 짧은 장마가 끝나면서, 폭염과 열대야의 계속 기간이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경산 하양의 낮 최고기온이 40도에 이르고, 영월이 38.7도를 기록하는 등 순간 최대전력소비량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곳곳에 정전 사태가 빚어지는 등 전력예비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점점 뜨거워지는 여름은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하니, 무더운 여름이 더욱 우울해진다.

시인이며 극작가인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인간은 휴식이 주는 젖을 먹고 자란다.’고 하였을 만큼 휴식은 인류의 건강과 생활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자양분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사람에게만 휴식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하나 뿐인 지구에게도 휴식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사실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찌는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정신을 새롭게 충전하는 휴가철. 작은 불편과 함께 하는 녹색여행으로, 지구에게도 휴식을 선물해보자.

녹색여행 실천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불필요한 전력이 새고 있는 곳은 없는지 확인해보아야 한다. 여행 출발 전, 플러그를 뽑는 것부터 시작하자.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만약 자가용을 이용한다면 급정거와 급출발을 하지 않는 등 친환경 운전을 생활화해야 한다.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쓰레기는 분리하여 배출해야 한다. 어려운 일이 아니라, 생활 속의 지혜를 실천하는 것이다.

또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폭염에 대비한 준비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하루 중에도 가장 뜨거운 낮 시간대에는 노인이나 학생, 군인, 산업 근로자의 휴식을 권한다. 안전을 위해 `무더위 휴식 시간제(Heat Break, 14~17시)’를 적극 활용하자는 것이다. 전력소비가 많은 냉방기 가동을 자제하고, 냉방기를 가동할 때는 적정 실내온도(26~28도) 유지와 통풍이 필요하다. 계절에 맞는 복장을 착용함으로써 2~3도의 온도조절 효과를 최대한 활용하고, 얼음 팩 등을 미리 준비하여 긴급 상황 발생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도시의 아스팔트는 내리쬐는 폭염과 차량이 내뿜는 열기로 아지랑이를 피우고 있다. 지난겨울의 변덕스런 한파와 폭설, 봄의 이상 저온과 극심한 가뭄, 국지성 기습 폭우, 폭염과 열대야 등도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기후변화의 모습이다. 이와 같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데 비해, 사람이 적응하는 속도는 매우 느린 걸음으로 대조를 이루는 것 같아 더욱 마음이 무거워진다.

저탄소 녹색성장, 5년차. 기후변화에 적응하고, 에너지 사용을 줄여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시급한 문제다. 탄소배출권 거래제,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 탄소 마일리지 등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이행을 위한 정부의 정책과 노력도 중요하다. 그러나 국민 개개인의 참여와 실천이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의 43%가 교통, 상업, 가정 등 비산업부문이 차지(2005년도 기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올여름은 8월 중순까지 폭염이 계속되고, 열대야도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국립기상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낮 최고 기온이 35.5도에 달하면 평소보다 사망률이 20% 증가한다고 한다. 또 기온이 37.5도를 넘으면 사망자가 50% 늘어난다고 한다.

하나 뿐인 지구의 휴식과 기후변화에 적응을 위해, 조금은 불편하고 번거로움에 익숙해져야 한다. 보다 빠르고 편리한 것을 좋아하며 보다 크고 높은 것을 선호하는 우리의 습관은 하루 빨리 바뀌어야 한다. 올림픽의 기록은 날마다 경신되기를 바라지만, 기상 상태에 대한 기록은 더 이상 경신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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