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런던 올림픽, 이왕이면 함께 공감하자!
<대구논단>런던 올림픽, 이왕이면 함께 공감하자!
  • 승인 2012.08.0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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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효 진 스피치 컨설턴트

`세계인의 축제’ 런던 올림픽이 요즘 한창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올림픽이 열리는 런던과 우리나라의 시차가 8시간이나 된다. 그래서 올림픽 주요 경기가 새벽 시간에 열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어쩌랴. 4년 만에 돌아온 올림픽. 새벽 경기라 할지라도 생중계를 놓칠 수 없다. 열대야에 날도 더운데 찝찝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 일어나서 뒤늦게 결과를 확인하는 일은 그만큼 올림픽을 즐기는 흥미와 재미를 반감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태환 선수가 400m 자유형 경기에서 은메달을 따는 모습을, 양궁 여자 단체전에서 우리나라가 중국을 210 대 209로 아슬아슬하게 1점 차이로 중국을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거는 모습을 직접 확인해야 직성이 풀린다. 또 올림픽 개최국이자 축구 종주국인 영국과의 축구 8강전은 전 국민의 뜨거운 관심사였던 만큼 본방을 사수했던 이들이 많았지 않았던가.

그것도, 혼자 보기 아쉬워 삼삼오오 모여 응원을 하며 경기를 시청하는 이가 있었는가 하면, SNS에는 영국과의 8강전을 단체로 응원할 장소 또는 사람이 있는지 물색하는 이도 있었다. TV를 보면서 실시간으로 의견과 정보를 나눌 수 있는 방송사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서는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댓글이 실시간으로 쏟아졌다. 이처럼 많은 이들이 올림픽 경기를 혼자 보기 아쉬워했다. 왜 그랬을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혼자 보는 것 보다 같이 보는 게 더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올림픽 경기를 혼자 보는 것이 같이 보는 것 보다 재미가 없는 걸까? 바로 `거울 뉴런 시스템(Mirror Neuron System)` 때문이다. 거울 뉴런은 우연히 발견됐다. 1996년 이탈리아 파르마 대학의 리졸라티 연구팀은 원숭이의 뇌에 전극을 심고 다양한 물건을 집을 때의 뇌 반응을 실험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연구원이 아이스크림을 들고 실험실에 들어왔을 때 이를 지켜보던 원숭이의 뇌에서 갑자기 반응이 일어났다. 그 반응은 원숭이 자신이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을 때 뇌 반응과 같았다.

원숭이는 연구원이 먹는 아이스크림을 보면서 마치 자기가 먹는 것과 같은 신경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연구팀은 땅콩을 먹을 때의 현상을 조사하자 다른 원숭이가 먹는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 직접 먹을 때처럼 뉴런이 활성화되는 것을 발견했다. 뇌에 ’보이는 것`과 ’하는 것`을 동일시하는 부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리졸라티는 이 부위를 거울 뉴런이라고 정의하고 뇌의 앞부분과 윗부분에 존재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거울 뉴런은 이렇게 타인의 행동을 보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그 행동을 할 때와 똑같은 감정을 느끼게 하는 신경세포를 말한다. 내 앞에 있는 사람이 기뻐하면 그 사람을 보고 있는 나 역시 기뻐지고,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슬퍼하면 그 사람을 보고 있는 나 역시 슬퍼지는 것이다. 상대방의 감정과 에너지에 공명(共鳴)되어 내 뇌의 거울 뉴런이 그것과 같은 감정, 에너지를 일으키는 호르몬을 분비시킨다.

월드컵이나 올림픽과 같은 운동경기를 혼자 보는 것보다 여럿이서 같이 보는 것이 더 재미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러 사람과 함께 경기를 보면 주변 사람이 흥분하고 기뻐하고 슬퍼하는 것을 거울 뉴런이 이를 인지하고 이와 같은 호르몬을 분비한다. 같이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그 흥분과 기쁨, 슬픔이 배가 된다. 공감을 하면서 그 정도가 증폭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실험을 한 결과 개그 프로그램을 혼자 볼 때보다 여럿이서 볼 때 무려 30배나 더 많은 웃음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공감’이란 인간이 이성적 판단 아래 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공감능력은 거울 뉴런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자율신경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이성으로 통제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런던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경기를 본방 사수 할 수는 없겠지만 올림픽의 재미를 배가시키고 싶은가. 그럼 공감과 소통의 에너지를 집결시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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