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식생활은 한때는 양과 질이 우선순위를 차지하던 시대가 있었으나 이제는 안전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2008년의 광우병 파동을 거쳐 2011년에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구제역, 그리고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까지 각종 큼직한 이슈로 인해 먹거리 안전성은 최고의 관심사가 된지 오래다.
안전한 농식품이란 인체에 해로운 유해물질에 오염되지 않은 농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농산물에서 유해물질을 생각하면 우선 농약을 떠올리게 된다. 비단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 농약만은 아니다. 방사능이나 다이옥신, 미생물, 중금속, 곰팡이 독소 등 유해물질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렇게 늘어가는 유해물질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차단하기 위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에서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안전한 농산물이 공급될 수 있도록 2중 3중으로 안전망을 쳐놓고 대비하고 있다.
먼저 국민들이 많이 소비하는 쌀, 포도, 배추 등 54개 품목을 선정하여 관리하고 있으며 그중 들깻잎, 시금치, 부추 등 안전성이 우려되는 20개 품목에 대하여 중점 관리하는 한편 유통성수기에 조사를 강화, 허용기준을 초과하는 모든 농산물에 대하여 시장출하를 차단하고 있다.
또한 폐금속 광산이나 공장지대, 원전주변 등 오염 우려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방사능과 관련해서는 일본 원전사태 이후 주기적으로 오염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그리고 구제역 매몰지 침출수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매몰지가 집중되어 있는 우려지역을 중심으로 160여개소를 선정하여 토양조사결과 미생물 검출 시 농산물까지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날로 지능화되는 원산지위반 범죄를 차단하고, 우리 농축산물을 식탁에 믿고 올릴 수 있도록 유전자분석실을 운영하고 있다. 육안으로 구분하기 힘든 한우, 비한우, 우리 쌀과 수입쌀을 유전자 분석을 통해 구분하고, 이를 원산지표시 위반 확인 자료로 활용함으로써 먹거리로 장난치는 양심불량자들을 발본색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안전한 농산물 생산·공급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나 소비자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생산자는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농사를 짓고 소비자는 우리 농산물에 대한 믿음을 가지는 것이 우리 농업이 발전하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하는 길이라 생각된다.
권오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 조사분석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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