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교직원의 국외체험연수 계륵일까?(3)
<대구논단>교직원의 국외체험연수 계륵일까?(3)
  • 승인 2012.09.2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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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슬로의 학교 모습과 에르바르 뭉크 -
박동규 대구중리초등학교장

비겔란 공원 옆 스퀘이엔 스쿨(SKΦYEN SKOLE )학교를 방문하였다. 가이드의 안내는 귀족학교 급이라고 한다. 방학이라 교사(校舍)의 문들은 모두 잠겨 있었고, 유리창을 통해서 보이는 작품 전시대에는 학생들의 조소 작품이 비겔란 공원에 서 있는 모습과 흡사했다. 그리고 이젤에 얹혀 있는 스케치한 그림들도 비겔란 공원의 조각 작품 모습을 그럴싸하게 담아내었다.

학교 둘레 울타리는 없고, 구석 몇 군데 벤치가 보이고 언덕바지 아래로 학교에서 가꾼듯한 꽃밭이 보였다. 여자 아이의 손을 잡은 아버지가 옥수수, 오이, 호박, 분꽃, 해바라기를 심어 놓은 조그마한 텃밭에서 열심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교육 내용을 살펴 볼 수 없어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우리 학교엔 목화, 조, 고추, 결명자, 벼, 여자, 수세미, 오이, 배추, 호박, 풍선초, 설악초 등이 많이 심어져 있다. 그리고 향나무, 은행나무, 이팝나무, 느티나무, 소나무, 석류나무, 호두나무, 박태기, 장미, 플라타너스, 등나무, 매실나무 등의 수목도 많아 푸른 숲 학교이다. 또 토끼장과 닭장도 있으며, 시간이 되면 울어 제키는 수탉의 울음소리도 우렁차다.

그기에 비하면 이 학교의 식물 재배는 간소하면서도 소박하다. 그리고 학교 둘레는 수목도 다양하지 않고 많지도 않아 조금은 엉성한 모습이었다. 일정에도 없는 뭉크박물관을 관람하였다. 에르바르 뭉크는 자신의 자화상을 해골로 그리고, 배경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지옥불이 이글거리는 곳으로 표현한 화가라고 알고 있었다. 특히 습작 시절의 그림에는 죽음, 질병, 고뇌 등 다소 병적인 테마의 그림을 그렸다고 배웠다.

그리고 지난 5월 뭉크의 `절규(Scream)`는 뉴욕 소더비경매장에서 피카소의 `누드, 녹색 잎과 상반신’의 경매 낙찰가를 넘겨 1억 1992만 달러에 팔렸다는 정보만 알고 있었다. 뭉크 박물관 입구에는 검색대가 있어서 가방과 소지품을 엄격하게 검사하였다. 팜프렛에 `절규’와 `사춘기(Pubertet)’ 그림이 잘 설명되어 있다. 뭉크 박물관의 작품들은 대구여상고의 배기정 교장선생이 비디오에 담은 덕분에 좋은 자료를 짬짬이 보고 뭉크를 이해하게 되었다.

`절규’의 배경은 다리위의 거리이지만, 내면세계를 활보하는 뭉크 자아의 모습인 것이다. 이 `절규’를 애착으로 변형시킨 작품의 수가 50종을 넘는다고 한다. 내면세계, 잠재의식, 자아발견은 뭉크가 평생을 걸쳐 심혈을 기울인 주제라고 한다. 뭉크는 일기에서 `나는 두 친구와 함께 길을 따라 걷고 있었다./……/내 친구들은 계속 걸었다./나는 그대로 서 있었다./불안으로 몸을 떨며/그 순간 거대한, 자연의 날카로운 절규가/대지를 갈기갈기 찢는 것 같이 느꼈다./언제 끝날지도 모르게.//’

`사춘기’는 벌거벗은 채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있는 소녀를 그린 작품이다. 앳된 얼굴과는 다르게 여인으로 성숙해 가는 몸을 애써 감추려는 듯 두 손은 무릎에 엇갈려 놓여 있다. 그리고 소녀의 불길한 그림자가 그림 옆에 검게 그려져 있다. 붉은 색, 검정, 옅은 파랑 등의 잿빛 색채와 단순화 된 선은 강렬한 감성의 표현이리라. 그 외 `사랑과 고통, 봄, 질투, 마돈나, 병든 소녀’ 등을 감상하였다.

나는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가 세계적이라고 생각했다. 초등학교 3,4학년 미술 교과서에 감상(鑑賞)자료로 김홍도의 `춤추는 아이’가 실려 있다. 이 그림엔 좌고, 장구, 피리 2인, 대금, 해금의 삼현육각(三絃六角)이 나온다. 육당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속편’에 북, 장구, 해금, 피리(한 쌍), 대금을 삼현육각이라 하였다.

어린아이를 무동(舞童)이라 한다. 잔치 때 춤추고 노래 부르던 아이, 농악대나 걸립패에서 상쇠의 목말을 타고 재주 부리는 아이들을 무동이라 하였다. 이 그림의 특징은 원형 배치이고, 뒷모습의 대금 연주자는 왼손잡이이다. 양반 사회인 조선에서 결코 있을 수 없는 광경이고 모습이 해학적이다.

감상(鑑賞)은 주로 예술 작품들을 이해하며 즐기는 것이라고 하는데, 외국 작품에 접촉이 적었던 교사들은 국외체험연수를 통해서 좌정관천(坐井觀天)에서 벗어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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