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물가가 크게 오른 것은 두말 할 것도 없이 연이어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들 때문이다. 채소나 과일 생선 등이 태풍으로 인한 바람과 파도, 범람 등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그래서 수확도 크게 줄어들었다. 본보가 보도한 대구 시내 대형매장이나 전문매장, 재래시장 등의 추석물가는 정말 놀랄 정도이다. 배추 2포기에 1만1000원, 상추 1kg이 최고 1만3000원 등이다. 서민가계의 고통과 한숨이 높아질 만도 하다.
이 같은 물가의 여파로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 재래시장을 가릴 것 없이 추석대목이 실종됐다고 아우성이다. 대형마트의 경우 고객 1인당 평균 구매액수가 4만6000원으로 10년 전으로 되돌아갔고 백화점도 이것이 8개월째 감소하면서 평소의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장사가 안 되기로는 재래시장도 마찬가지이다. 제수용품 구매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어야 할 재래시장이 지금 한산할 정도라 한다.
그러나 현재 채소, 과일, 생선 등 정부의 비축물량이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공급되고 있다. 따라서 백화점이나 대형 매장보다는 재래시장의 제수용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도 재래시장이 백화점 등에 비해 20% 이상 싸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제수용품은 추석 3일 전에 구매하는 것이 가장 값이 비싸고 추석 바로 전날이 가장 값싸다는 분석도 있다.
동네 슈퍼들의 연합브랜드인 나들가게나 지역 농민들의 직거래장터를 이용하는 것도 슬기로운 장보기 방법이다. 알다시피 우리 농산물 가격은 복잡한 유통과정 때문에 산지에서 750원 짜리 배추 한 포기가 소매시장에서는 7000원 선에 이른다. 나들가게나 직거래장터가 대형마트 등에 비해 유통과정이 단순하고 유통마진도 낮다. 따라서 여기서의 가격이 낮다. 또 이들 가게의 상품이 백화점, 대형마트에 비해 신선도가 높다고 한다. 물가가 오를수록 서민들의 알뜰한 장보기 지혜가 더욱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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