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아침>고용구조 개선으로 지역경제 활력 높여야
<달구벌 아침>고용구조 개선으로 지역경제 활력 높여야
  • 승인 2012.10.0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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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연 한국은행대구경북본부 조사부장

미국의 경제학자 오쿤(Arthur Okun)은 실증분석을 통해 실업률과 경제성장률 간에 안정적인 역(-)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오쿤의 법칙’(Okun’s law)을 주장하였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 실업률이 1% 상승하면 경제성장률이 2%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실업률이 낮아지면 경제성장률은 더 큰 폭으로 상승하게 된다. 고용이 늘면 소득이 증가하여 소비가 촉진되고 이는 다시 경제성장으로 이어지게 된다. 앞으로 지역경제의 안정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고용의 질을 높여 고용과 성장 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구·경북지역의 고용지표는 꾸준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취업자 수는 2011년 중에 소폭 감소하였으나 금년 들어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호조를 보여 전년에 비해 6만 명 정도 증가하였다. 고용률은 금년 1/4분기 중에 계절적인 요인으로 소폭 하락하였으나 이후 60%대를 유지하며 전국평균에 비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실업률은 2011년 하반기에 2%대로 하락한 이후 전국평균을 계속 하회하고 있다.

그러나 취업자가 55세 이상의 고령층을 중심으로 늘어나 청년층과 장년층의 취업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본격적인 구직활동에 들어가는 청년층의 일자리부족 문제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금년 들어서는 음식·숙박업을 중심으로 자영업자가 크게 늘어나 전반적인 고용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 내 구인배율(기업 신규구인인원/개인 구직자수×100)이 금년 상반기 중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66%까지 높아졌으나 일자리 미스매치는 커지고 있다.

2012년 6월 기준으로 대구·경북지역의 직종별 구인구직 현황을 살펴보면 관리·사무직에서는 구직자가 많은 반면 제조·생산직에서는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양질의 일자리(decent job)을 선호하는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들어 유로지역 재정위기의 영향으로 세계경기의 둔화세가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EU지역의 경기침체와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인해 수출수요가 줄어들면서 실물경제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대구·경북지역도 6월 이후 제조업 생산의 감소세가 이어지고 수출이 자동차부품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전년에 비해 줄어들고 있다. 당면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지역경제의 도약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고용구조의 개선을 다음과 같이 추진할 필요가 있다. 첫째, 지역경제의 성장 동력을 확충하여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하여야 한다.

첨단의료복합산업단지, 대구 국가산업단지, 국제과학비지니스벨트 등을 성공적으로 조성하여 그린에너지, IT융복합 등 지역 전략산업을 육성하여야 한다. 이와 함께 고용친화적인 서비스산업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여야 한다. 전통시장, 음식·숙박업과 같은 전통서비스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연구개발, 첨단의료산업 등 전문서비스업의 발전을 도모하여야 한다.

둘째, 임금수준과 업종별로 확대되고 있는 일자리 미스매치를 완화하는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여야 한다. 일자리 미스매치가 심각한 청년층에게 마냥 눈높이를 낮추라고 요구하기 보다는 수요에 맞는 일자리를 만드는데 힘써야 한다. 대구·김천지역의 혁신도시에 입주하는 공공기관의 지역 대학생 채용 등을 유도하고 산학협력을 통해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등을 활성화하여야 한다.

셋째, 인구고령화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고령층이 포화상태에 있는 자영업으로 집중되지 않도록 다양한 취업기회를 마련하여야 한다.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과 같은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육성하여 지역공동체 차원에서 고령층의 구직수요를 흡수할 필요가 한다. 고령층을 위한 직업훈련 프로그램 확대, 취업알선 지원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취업-이직-탐색-취업으로 이어지는 고용사이클 전반에 대한 제도적인 지원도 강화하여야 한다.

개인에게 일자리 제공은 최고의 복지라는 말이 있다. 사회 전체적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모이면 경제발전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된다. 단기적으로 소비확대를 통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장기적으로 인구고령화에 대비하기 위해 고용구조의 선진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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