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가 조사한 대구 시내 전통시장에서의 김장 재료의 값은 서민 주부들이 공포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칠성시장의 경우 배추 1포기가 3천500~4천원, 무 1개는 3천원, 대파 1단 2천500원 등이다. 지난해보다 많게는 2배 가까이나 올랐다는 것이다. 농수산식품공사가 지난 18일 기준으로 발표한 김장 재료의 값도 배추는 지난해보다 61%, 대파는 76%, 무는 50%나 올랐다. 수입 생강은 지난해보다 3배, 마른 고추는 2배 이상 뛰었다. 오르지 않은 것은 멸치액젓 정도였다.
그런데 서민 주부들을 더욱 부담스럽게 만드는 것은 김장 재료의 값이 앞으로도 더욱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는 무, 배추 등의 작황이 특히 좋지 않다. 늦여름 강한 태풍과 초가을 가뭄으로 산지의 무 배추가 굵거나 속이 차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한다. 거기다가 우리나라의 배추 주 수입국인 중국에서도 작황이 좋지 못한 실정이다. 그래서 본격적인 김장철이 되면 채소 값이 지금보다도 오히려 더 오를 것이라 한다.
정부는 김장 재료 가격 폭등에 대비해 미리 가상 시나리오를 짜놓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그러잖아도 라면, 과자, 우유 등 수입곡물과 사료에 의존하는 가공식품들의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거기다가 올해는 역시 수확감소로 쌀값도 오를 것이 확실하다. 불경기가 장기간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민들의 엥겔지수마저 올라갈 전망이다. 정부가 비축물량 확보 등 대책에 만전을 기우려야 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재료값이 올라도 김장을 담그겠다는 주부가 75%를 넘는다고 한다. 그만큼 김장이 서민들의 겨울나기 중요한 반찬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주부들이 잘만 하면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정부에 따르면 김장 성수기를 피하면 무, 배추 값이 어느 정도는 내릴 것이라고 한다. 또한 요즘은 봄채소도 일찍 나오는 만큼 전처럼 김장을 많이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서민 주부들의 조그마한 지혜가 필요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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