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가 폐사하는 물을 마시지 않게
물고기가 폐사하는 물을 마시지 않게
  • 승인 2012.10.3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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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 낙동강의 물고기 집단 폐사가 시간이 갈수록 상류 지역으로 점점 확산되고 있어서 심각해지고 있다. 구미보가 바라보이는 낙동강 상류지점에서 처음 발견된 이래 상류 지역으로 점점 확산되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불안도 커지고 있다. 불산 사고 여파라는 말이 있는가 하면 낙동강에 설치한 보(洑) 때문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하는 등 혼란스럽다.

물고기 떼죽음 상황을 보면 24일 처음으로 낙동강 구미대교 상 하류에서 물고기 폐사사고가 일어났고 29일에는 낙동강 구미대교보다 상류에 위치한 구미 광역 취·정수장에서도 죽은 물고기들이 떠올랐다. 물고기가 집단폐사가 발견한 곳은 지난 24일 첫 발견 당시 남구미대교부터 해평취수장 아래쪽까지 7~8km에 걸쳐 있다. 이 과정에서 당국이 원인 규명보다 규모 축소에 급급한 모양새를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해평취수장은 구미시민과 칠곡군민이 사용하는 상수도 원수를 끌어올려 정수하는 곳으로, 죽은 물고기가 발견된 것에 대해 불안감이 증폭될 수밖에 없는데 정부당국이 규모축소에만 급급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구미시도 시민들의 식수원이 위협받는 현 상황에서 식수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기초자치단체로서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물고기 집단폐사 원인을 둘러싸고 환경단체는 `4대강 사업 보’ 또는 `불산 누출’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환경당국의 입장은 다르다. 29일 대구환경청은 “불산 누출사고와 물고기 폐사는 관련이 없다”면서 4대강 보와도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무관하다’ `관련 없다’ 면서 발뺌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원인을 조사하면서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환경단체와 호흡을 같이 한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폐사규모를 둔 논란도 갈등 국면이다. 환경부는 낙동강에서 4400마리의 폐물고기를 수거 처리했다고 밝힌 반면 환경운동연합은 현장조사 결과 1만 마리가 넘는다고 주장한다. 이항진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25일 수거에 동원된 인부가 동락공원 일대에서만 150포 가량의 물고기를 수거했다고 증언했다”며 “수거포대를 뜯어 물고기 숫자를 세 봤더니 45cm 이상의 큰 물고기가 63마리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일대 8km 전구간의 물고기를 취합하면 1만 마리를 훨씬 웃돌 것이라는 반박이다. 사고규모 축소로 뭘 하겠다는 것인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현시점의 당면과제는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등 사건에 관심을 가진 시민단체들을 포함한 민관합동조사반 구성으로 원인 규명을 거쳐 항구적인 재발방지책을 강구하는 일이다. 사람이 마셔야 하는 물에서 물고기가 떼죽음하는 일이 없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즉각 취하는데 전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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