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유력 후보는 세 사람으로 압축되어 있지만 후보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부족해 국민들은 답답해하고 있다. 산발적인 공약 발표가 있었지만 이들을 객관적으로, 상대적 비교 우위를 판단할 정치적 행사인 공개 토론이 전무한 때문이다. 다수의 후보 가운데 유권자와 코드가 맞는 후보를 선별하기 위해서는 유력 후보 3인가 한자리에 모여 정책과 비전을 놓고 공방을 벌이거나, 개별 후보가 패널과 질의응답을 하는 TV 토론이 꼭 필요한데 지금껏 한 번도 없었으니 암중모색이나 다름없다.
그간의 선거운동 양상을 보면 상대 후보에 대한 인신모독성의 네거티브 선거전이 주류였다. 각 후보의 공약도 사실상 뜬구름 잡기다. 특히 홍수처럼 쏟아져 나온 복지공약의 경우 천문학적인 재원이 필요하지만 어디서 어떻게 끌어 오겠다는 구체적 방법 제시가 없고 보니 당선되고 보자는 식의 공약(空約)은 아닌지 의심스럽기 까지 하다. 특히 이번 대선처럼 유권자들의 기대치가 역대 대선보다 높은 상황에서 TV 합동토론은 후보 간의 우열을 일목요연하게 판별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따라서 TV 합동 토론을 기피한다는 것은 유권자의 알 권리를 빼앗는 행위나 다름없다.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이 2달 전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에게 토론회 참석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아직 어느 후보도 공식 답변을 보내지 않고 있다고 하니 실망스럽다. 한국방송기자클럽 역시 세 후보가 각각 토론회에 참석해 사흘 연속으로 TV 토론을 진행하는 방안을 각 진영에 제안했지만 “다른 후보가 나온다면 고려하겠다”는 식의 답변뿐이었다고 하니 TV 합동 토론을 가급적이면 회피하려는 의도는 아닌지 모르겠다.
국민들은 사실 요식적인 TV 합동 토론이 아닌 끝장토론식의 치열한 형태를 요구한다. 기자회견 식의 성의 없는 답변으로 넘어가는 토론을 지양하라는 것이다. 질문-답변-반론-재반론을 이끌어내는 집요한 형식이어야 한다. 대선 후보의 공개 토론은 법률적 의무 사항이 아니지만 유권자가 후보를 판별할 유일한 기회이므로 성의를 다해 응해야 한다. 朴-文-安 후보는 TV합동토론을 통해 대선후보의 진면목을 남김없이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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