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소방관 순직, 방관만 할 것인가
잇단 소방관 순직, 방관만 할 것인가
  • 승인 2012.11.0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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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평구 물류창고 화재현장에서 화재를 진압하던 도중 목숨을 잃은 고 김영수 소방경의 영결식이 그저께 인천 부평소방서에서 엄수됐다. 올해만 해도 벌써 6명의 소방관이 목숨을 잃었다. 영결식 날은 가을비까지 내려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모든 소방관과 유족 및 국민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우리 사회가 언제까지나 사지로 내몰리고 있는 소방관들을 방관만 하고 있어야 한다는 말인가.

사기를 꺾는 소방관의 열악한 처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 소방공무원 1인이 담당하는 국민의 수는 1208명이다. 이것도 미국의 1075명, 일본의 820명 등에 비하면 많다. 그러나 현재 월 5만원인 위험수당과 월 8만원인 화재진압수당은 몇 년째 동결된 상태이다. 이렇게 열악한 근무 여건 속에서 2010년과 2011년 각각 8명의 소방관이 순직했다. 부상자는 2010년 340명, 2011년 355명이었다.

소방관이 착용하는 공기호흡기나 방화복 등의 안전장비의 부족이나 노후화도 소방관 순직 때마다 지적되는 사안이다. 자료에 의하면 소방관 개인장비는 17.3%가 부족하며 개인안전장비 중 사용연한을 초과한 노후장비가 15.4%에 이른다 한다. 정부가 지난 해 소방장비 보충 및 교체를 위해 예산을 편성했지만 국회가 이를 전액 삭감했다.

화재진압 시 소방관이 착용하는 25kg에 달하는 장비의 무게도 줄여야 한다. 대형 건물 안에서 화재를 진압하고 있는 소방관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방식의 위치수신기도 현장에 보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화재 발생 시 소방관들이 따르는 행동지침서인 매뉴얼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사고와 같이 많은 양의 유독가스와 엄청난 열이 발생하는 대형 물류창고와 같은 화재현장은 반드시 안전장치를 먼저 마련한 후 소방관을 투입하도록 매뉴얼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후진적이며 무모한 매뉴얼이 소방관 순직의 한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가 소방관들을 이렇게 열악한 근무 조건 속에서 부족하고도 노후한 장비를 갖고 무모한 매뉴얼을 따라 화재를 진압하도록 계속 내버려 두어서는 소방관 순직이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다. 그런 일은 야만국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우리 국민이 소방관을 사지로 내몰면서 선진국 진입이나 복지 등을 운위할 수는 없다. 대선 후보들이나 국회도 마찬가지이다. 당장이라도 가시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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