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통계청이 작성한 자료를 보면 지난 9월 기준으로 10개의 경제지표 가운데 7개가 하강 국면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들 경제지표들은 광공업생산지수, 소매판매액지수, 설비투자지수, 수출액, 기업경기실사지수 등 7개로 수출과 내수 모두 침체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해 말부터 시작된 일부 경제지표들의 하강이 올 들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회복에 대한 실증적 자료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더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장기 성장 전망은 우리를 더욱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50년 후 한국의 국민총생산(GDP)은 1.4% 성장이 그칠 것이라는 것이 OECD 전망이다. 이 같은 성장률은 경쟁국인 중국의 4%, 브라질 2.8%, 등에는 말할 것도 없고 선진국인 영국 2.1%, 미국 2.1%보다 떨어지는 것이다. 또한 OECD 평균치인 2.0%와 세계 평균 2.9%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치이다.
OECD가 한국의 장기 성장률이 이렇게 급격히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는 한국의 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동 참여인구의 감소를 꼽았다. 옳은 지적이다. 이 외에도 잠재성장률 하락, 소득분재 악화와 중산층 감소가 성장률의 향상의 발목을 잡고 있다. 수출이 내수증대로 이어지지 않은 점과 지정학적 리스크도 성장률 저하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한국경제의 미래는 더욱 어려워 질 전망이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우리 국민과 정치권의 인식이다. 우리 경제의 현실과 세계가 우리 경제를 보는 전망 모두가 이렇게 암울하다. 그런데도 유독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축제 분위기에 들떠 샴페인을 터트릴 생각만 하고 있는 계층이 우리의 정치권이다. 국민들도 나라 곳간은 비어 가는데도 퍼주겠다는 선심성 공약에는 귀가 솔깃하다. 정치권이나 국민 모두가 오늘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50년 후를 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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