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풍경
<대구논단>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풍경
  • 승인 2012.11.13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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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진 스피치컨설턴트

60년 전 세상을 떠난 스위스의 물리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 그가 이런 예언을 했다. “과학기술이 인간 사이의 소통을 뛰어 넘을 그날이 두렵다. 세상은 바보들의 시대가 될 것이다.” 인간의 기계문명과 관련해 예언한 것이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아인슈타인이 예언한 이 내용을 담은 `미래 예측한 아인슈타인’이라는 제목으로 한 게시물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공개된 사진에는 친구들과 커피를 마실 때, 운동경기를 응원할 때, 사랑하는 이와의 데이트 할 때, 박물관을 관람하거나 드라이브를 하며 경치를 즐길 때, 언제나 손에는 스마트폰을 놓지 않고 오로지 화면에만 시선을 둔다. 사실 상대에 집중하지 않고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풍경은 낯설지 않다. 이처럼 과거 아인슈타인이 기계문명과 관련해 예언한 내용과 그에 부합하는 현실을 담고 있다.

이 게시물은 이를 통해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함께 찾아온 사람들 사이의 단절을 지적하고 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아인슈타인이 이미 반세기 전에 미래 사회를 바라봤던 거지, 요즘은 스마트폰 없으면 할 게 없어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실제 본인의 조카의 경우만 보더라도 스마트폰에 중독된 생활방식 때문에 밤 10시 이후는 스마트폰 사용을 집에서 금지하고 있다. 이밖에도 자녀들의 스마트 폰과 연결된 중독성 때문에 문제를 삼는 가정이 많을 것이다.

스마트폰을 효과적으로 사용 시간을 제한하기 위한 관련 어플리케이션이 개발되기도 했다.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스마트폰 사용이 가능한 시간만을 설정해 스마트 사용 시간을 관리할 수 있다. 스마트폰 때문에 상대방과 대화는 안하고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세태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요즘 스마트폰 때문에 신풍속도가 생겼다.

식사를 시작할 때 전화기를 모두 앞에 내놓고 있다가 먼저 들여다보는 사람이 밥값을 내도록 한다. 상대는 안보고 폰 스크린만 들여다보니 생긴 일이다. 그리고 영미권에서는 `쿼터리즘(Quarterism)’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다.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이 15분 즉, 한 시간의 1/4이란 뜻이다. 멀티태스킹의 모바일 기기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은 한 가지 작업에 제대로 몰두하지 못하는 성향을 보인다. 따라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난 후에 일을 할 때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이 15분을 넘기지 못하면 한번쯤 스마트폰 중독을 의심해 볼 수도 있다.

우리는 지금 엄청나게 기술이 진보된 세상을 살아가면서 항상 연결돼 있고 소통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외로움을 느낄 시간이 없어 보인다. 매시간 언제든지, 하루 24시간이든 한 주 동안이든, 버튼 하나만 누르면 마술처럼 친구들을 불러낼 수 있다. 언제나 명령만 내리면 그 즉시 누구라도 불러낼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보에 대한 억제할 수 없는 갈망이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정보 욕구를 자극하고 페이스북, 트위터, 이메일 등을 보내는 것을 통해 많은 사회 집단에서 내가 끊임없이 연결되지 않는다면 사회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불안감을 갖는다.

그래서 이제 연결이 되지 않으면 불안하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 아인슈타인이 말한 것처럼 과학기술이 우리의 소통을 뛰어 넘어 바보가 되어가고 있는 것일까. 스마트폰과의 연결을 위해 대화를 희생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스마트폰에 집착하는 것은 사실 알고 보면 일상적인 불안을 줄이기 위한 관계 맺기라는 욕구에서 출발한다고 한다. 우리가 진짜 `만지고(touch)’고 싶은 것은 스마트폰의 액정화면이 아니라 진짜 사람이라는 점을 기억하면서 스마트한 세상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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