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혁,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검찰 개혁,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 승인 2012.11.2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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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사기사건 주범 조희팔, 유진기업 등 수사대상업자로부터 10억 원대를 받은 혐의로 서울고검 김광준 부장검사가 구속되면서 한상대 검찰총장이 대국민 사과문 발표까지 했다. 한 검찰총장은 “국민들에게 큰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마음 깊이 사죄”한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부 감찰 시스템을 점검해 전면적이고 강력한 감찰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다짐했다. 한 총장은 자신의 단호한 결의를 “환골탈태의 자세” “참담한 심정” “엄중하고 준엄한 비판과 질책을 받겠다”고 하는 등 스스로 몸을 깊이 낮췄다.

현직 부장검사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도주위험이 있어 전격 구속된 것은 10년만의 일이지만 이번이야말로 최악의 경우다. 김 검사의 행적을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그는 가는 곳마다 돈을 거둬들였고 포항에서 재직 중 포스코와 거래중인 한 기업체로부터 여러 차례 금품을 받은 사실까지 밝혀졌다.

`4조 원대 다단계 사기왕’ 조희팔(55)씨의 측근 강모(52)씨로부터 2차례에 걸쳐 2억7,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와 지인의 고소 사건을 도와주는 대가로 8,000만원을 수수하고, KTF 임원으로부터 해외여행 경비 2,000만원을 제공받은 혐의 등 검찰에 재직한 것이 부정한 돈을 긁어모으기 위한 방편이었던 것처럼 보인다.

김 부장검사가 2008~2010년 차명계좌를 이용해 받은 돈 중 대가성이 입증된 것만 10억 원에 육박한다고 김수창 특임 검사 팀이 18일 밝혔다. 2010년 유진그룹 측으로부터 1억 원 권 수표 5장, 1000만 원 권 수표 4장을 받아 후배 검사 3명과 함께 기업의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유진그룹 계열사 주식에 투자하기도 했다. 김 부장검사는 검찰에 지울 수 없는 불명예를 안겨 놓고 구속됐지만 뒤처리를 감당해야 할 한 총장의 처지가 참으로 딱하다.

한 총장은 김 검사 비리 의혹으로 검찰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지난 15일 서울고검 산하 지검장들과 회의를 가진 데 이어, 22일에는 전국 고검장과 일부 검사장급 간부가 참석하는 대책회의를 갖게 된다. 검찰이나 경찰의 비리가 터져 나올 때마다 그들 스스로 사건을 수습한 관계로 대부분 유야무야로 넘어갔고, 국민들도 거대 권력기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지만 이번만은 다르다.

2010년 `스폰서 검사’와 `그랜저 검사’, 지난해 `벤츠 여검사’ 사건으로 검찰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 김 부장검사의 `몰락’은 검찰조직 전체의 위기를 자초했다. 오죽하면 조직내부에 검찰개혁의 호기를 맞았다고 오히려 반기는 측도 있겠는가. 강력한 감찰체제 구축과 전향적인 검찰개혁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한 총장이 언행일치할지 지켜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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