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후보는 “더 이상 단일화 방식을 놓고 대립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새 정치에 어긋나고 국민에게 더 많은 상처를 드릴 뿐입니다. 저는 차마 그렇게는 할 수 없습니다.”라면서“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대선후보직을 전격 사퇴했다. 단일화 방안을 두고 양 캠프 가 갈등을 빚으면서 파경직전까지 간 것을 오로지 `정권교체’ 위해 후보를 사퇴했다. 우리 정치사에 유례없는 살신성인의 결단이다.
안 후보는 대선후보직을 내려놓으면서 “제가 대통령이 되어 새로운 정치를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인이 국민 앞에 드린 약속을 지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고 했다. 이로써 안철수는 대권을 포기했지만 이겼고, 문재인은 불타는 야망으로 대권도전권을 잡았지만 정치인으로서는 패배했다는 평판을 듣게 된다. 여야를 통틀어 18대 대선가도에서 거둔 가장 큰 수확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일로서 정치권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간 안철수 비방에 몰두했던 사람들은 깊이 반성해야 한다. 젊은 배우 유아 인이 2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안철수 후보를 비난한 분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해 오랜 세월 정치권의 물을 먹은 소위 정치 고단자들을 질타한 것이 상당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지금부터라도 정책과 관련된 것이 아닌 내용으로 상대후보를 공박하는 저질 선거운동은 지양하도록 간곡히 당부한다.
안 후보는 “제게 주어진 시대와 역사의 소명,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그것이 어떤 가시밭길이라고 해도 온몸을 던져 계속 그 길을 가겠습니다.”는 말로 정치인생을 계속할 것임을 다짐했다. 그를 통해 정치권이 정화되고 말만 무성한 정치쇄신이 눈앞의 현실로 하나하나 이뤄진다면 국가장래를 위해 다행한 일이겠다.
18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날이 23일 앞으로 바싹 다가왔다. 4천만 유권자가 깨어있어야 할 시간이 된 것이다. 후보들의 세몰이 이벤트에 정신을 팔 것이 아니라, 공약을 철저히 따져 봐야 한다. 당선만 되고 보자는 식의 공약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우리의 귀중한 한 표를 별 생각 없이 행사하면 5년간 두고두고 후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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