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하여 기여하자
기부하여 기여하자
  • 승인 2012.12.1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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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묵 수성아트피아 관장
기부와 기여가 있다. 기부는 사전적 의미로 자선을 목적으로 하거나 공공의 사업을 위하여 돈이나 물건 등을 내놓는 자발적 행위를 의미한다. 기여는 이와 비슷하지만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 정신 혹은 물질을 통하여 도움을 주는 행위를 의미한다. 즉 기부는 목적이 있으되 무게 중심이 행위 자체에 있고, 기여는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에 더 의미를 둔다.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 대구의 기부문화가 여타 지역에 비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대구의 지난 해 기부 모금액은 65억 6천여만원으로 전국 16개 시도 중 12위로 드러났다. 1인당 기부액으로 나누면 2천625원으로 14위로 떨어진다. 이와 같은 현상은 2011년 12월 1일부터 2012년 1월 31일까지 집중적으로 전개된 희망2012나눔 캠페인 추진결과에서도 다르지 않다.

대구는 40억6천3백만으로 전국 11위에 해당한다. 심지어 대구의 적극적인 홍보에 힘입어 60% 이상 초과 달성한 결과가 이렇다는 것을 봤을 때, 대구의 기부문화는 사실상 전국 최하위나 다름없다.

이러한 상황을 타파하고자 대구시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대구를 기부문화의 중심도시로 만들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나눔 일번지, 천사도시 대구’라는 슬로건 아래 지난 달에는 나눔천사캠페인 발대식과 ‘천사도시 대구’ 선포식을 열었다. 동시에 기부금에 따라 해님천사, 달님천사, 별님천사와 같은 칭호를 붙인다고 한다. 또한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나눔천사캠페인의 효과적인 추진을 위해 대구시 자원봉사센터와 업무협력을 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구의 기부문화가 일시에 좋아지기를 기대하기는 쉽지않다. 그것은 단지 대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가 기부문화에 대한 인식이 널리 확산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 기부문화는 선진국에 비하면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기부의 주체를 보더라도 여실히 드러난다. 즉 우리나라 기부금의 대부분은 기업에서 나온다. 외국의 경우, 개인 기부금이 많다는 것과는 뚜렷하게 차이가 난다. 즉 우리나라는 기업의 총수가 자신의 돈으로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이익금으로 생색을 내는 것이다.

반면 미국의 예를 들면,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은 자기 소유의 기업의 기부가 아니라, 자신의 개인 재산을 기부한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재벌의 총수가 개인 재산을 기부할 때도 있다. 세금 포탈 혹은 횡령 등으로 형사상의 처벌을 받을 시점에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자 할 때가 그렇다. 그러나 그럴 경우에도 불특정 다수를 위한 기부가 아니라 자신과 관련이 있는 재단 등에 출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기부는 하였으되, 그 사용은 기업 혹은 관계자의 필요에 의하여 사용되는 것이다. 결국 조건없는 기부는 거의 없다는 것이 우리나라 기부 문화의 현실이다.

흔히 기부는 남을 돕는 행위라고 하지만, 기부를 많이 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말은 기부를 통해 오히려 자기 자신이 행복해진다고 한다. 마치 자원봉사처럼 봉사를 통해 삶의 가치와 의미를 깨닫듯이, 남을 돕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돕는 것이다. 즉 자기는 물론 자신이 속한 공동체 모두의 행복과 기쁨에 기여하는 것이다.

결국 기부는 행복의 릴레이 효과가 있는 것이다. 기부를 하는 사람이나, 그 혜택을 받는 사람이나 행복한 경험을 하는 것은 물론, 그 모두가 속해있는 공동체 전체가 행복을 나누는 것이다.

흔히 우리나라 행복지수가 그다지 높지 않고, 특히 대구의 행복지수가 여타 지역과 비교하였을 때, 높지 않은 것은 서로에게 행복을 나눠주기보다 자기만 행복하기 위해 무한경쟁의 사회 속에 편입되어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은 입시경쟁, 대학생은 취업경쟁, 회사원은 승진경쟁, 임원들은 살아남기 경쟁…. 이와 같이 무한반복되는 경쟁사회는 상대에게 온정과 행복을 나눠주기보다는 오히려 나의 행복과 이익을 뺏기지 않으려고 잔뜩 움크리고 경계하게 된다. 그러한 상황은 우리나라 전체에 해당되고, 또 과거 정치와 경제 중심의 가치를 추구했던 대구의 과거와 관계가 깊은 듯 하다.

이제 대구는 변화해야 한다. 과거와 현재가 아닌 내일과 미래를 위하여 변해야 한다. 그리고 그 변화는 기부를 통해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일시적 거액의 기부가 아닌 정기적 소액의 기부가 더 중요하다고 하지 않은가. 그런 차원에서 2012년을 마무리하는 지금,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전개하는 해님천사, 달님천사, 별님천사가 되는 것은 어떤가. 남을 돕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돕자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대구도 살만한 도시가 되고, 행복한 도시가 되지 않을까? 그러한 대구, 결국 기부를 통하여 이룰 수 있다. 즉 기부하여 기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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