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방학은 또 다른 학기의 시작
대학의 방학은 또 다른 학기의 시작
  • 승인 2012.12.1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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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원 경일대학교 기획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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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근무하는 대학의 사진영상 전공 학생 네 명은 지난 여름방학을 이용해 몽골에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평화를 상징하는 피스(Peace)와 사진가를 뜻하는 포토그래퍼(Photographer)의 합성어로 ‘피스그래퍼스’라는 팀을 만든 학생들은 대학과 국내 구호단체의 지원을 받아 몽골 오지의 어린이들에게 사진 찍는 법을 가르쳐주고 학용품을 전달하는 등 재능기부 활동을 펼치고 돌아왔다.

귀국 후에는 대학 내 전시실에서 자신들의 작품과 몽골 어린이들이 짧은 시간 배운 솜씨로 찍은 사진을 전시해 호응을 얻기도 했다. 몽골에서의 소중한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학생들은 이번 겨울방학에는 ‘인도의 눈물’이라는 팀을 조직해 인도 천민거주 지역으로 날아가 다큐멘터리 제작 등 재능기부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겨울방학을 맞아 많은 학생들이 해외로 나가고 있다. 봉사활동, 어학연수, 문화체험 등 형태도 다양하고 참여인원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1, 2학년 등 저학년 학생들은 봉사나 체험에 치중하는 편이고 3, 4학년은 취업을 대비한 어학연수에 많이 몰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대학에서도 글로벌 인재 양성에 도움이 되는 학생들의 해외 활동에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해외 프로그램과는 별도로 자신의 스펙향상을 위해 방학이지만 캠퍼스에 남아 대학에서 마련한 토익강좌나 자격증 대비반, 계절학기 수강 등으로 알찬 방학을 보내는 실속파들도 많다.

중소기업 현장체험이나 직장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 학점도 취득하면서 기업문화를 이해하고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보는 졸업반 학생들도 점차 늘고 있다.

교수들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강의가 없는 방학이 되면 잠시 미뤄뒀던 논문을 다시 꺼내야 한다.

논문 작성이나 연구 과제를 심도 있게 추진할 절호의 기회가 바로 방학이기 때문이다. 논문이나 연구 과제와 씨름을 하지만 ‘교수법’에 대한 공부도 게을리 할 수 없다. 학기 중이나 방학기간에 틈틈이 대학에서 마련한 ‘잘 가르치는 교수법’에 대한 특강과 토의에도 참석해 효율적인 수업방식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게 된다.

또한 대학가에서 겨울방학은 신입생 정시모집이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지난 11월 28일 수학능력시험 성적이 수험생들에게 통보되면서 본격적인 대학 신입생 정시모집이 시작되었다.

이제 수험생들은 자신의 수능성적을 토대로 담임교사와 부모님과 충분한 대화를 가지면서 모든 정보망을 총동원해 진학대학을 결정해야 하는 인생의 중대한 선택시점에 서게 되었다. 대학들도 한해 농사를 마무리 짓는 시점에서 보다 우수한 인재를 신입생으로 선발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입시홍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기의 꿈을 실현시켜 줄 수 있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의 정보전쟁과 우수한 신입생을 유치하기 위한 대학들의 소리 없는 홍보전쟁이 겨우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대학가의 방학은 새로운 학기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학생·교수 모두가 방학을 어떻게 보냈는가에 따라 다음 학기 전체의 성공과 만족도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곧 시작되는 겨울방학은 한 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알차게 준비할 수 있는 시기이다. 겨울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내년 3월에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느냐 없느냐의 성패가 좌우될 것이기 때문이다.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했던 소설가 도스토예프스키는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달려야 할 것이다(If you do not walk today, you will have to run tomorrow)”라는 명언을 남겼다.

해외로 나가 대한민국 청년의 기개를 마음껏 자랑할 학생들, 방학에도 캠퍼스를 지키며 묵묵히 책과 씨름할 학생들, 연구실과 세미나실에서 연구와 교수법에 관해 치열한 고민을 거듭할 교수들, 부푼 꿈을 안고 대학진학을 준비하는 예비신입생들, 그들 모두에게 이번 겨울은 희망찬 봄을 준비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새로운 시작의 설레임으로 희망에 부푼 신입생들,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에너지로 충만한 제자들, 그리고 그들과의 행복한 만남을 기다리는 교수들, 이들은 겨울방학을 통해 벌써 활기찬 내년 봄 캠퍼스를 준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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