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파놓은 세대 간 갈등의 골
대선이 파놓은 세대 간 갈등의 골
  • 승인 2012.12.2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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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 이후 일부의 20·30대 젊은이들이 50·60대 장년 및 노년층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면서 세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5060 세대들이 보편적 복지정책에 반대하는 박근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줘 자기들이 선호하는 후보가 낙선했다는 판단에서 나온 일부 젊은 층의 불만감 표출이다.

요즘 인터넷에는 50대 이상 장·노년층을 비판하는 젊은 층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하철 노인 무임승파 폐지해주세요.”나 “기초노령 연금제도 폐지를 원합니다.”라는 청원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심지어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경로석을 없애거나 자리를 양보하지 않기 등의 극단적인 주장이 올라오고 있다. 또한 노년층을 겨냥해 재래시장 이용 안 하기, 한우 대신 값싼 수입 쇠고기 먹기 등의 위험하리만큼의 급진적인 주장도 잇따르고 있다.

일부 젊은 층의 이러한 불만은 이번 대선에서 장·노년층의 높은 투표율이 여당의 승리를 이끌어 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표출되기 시작했다. 젊은이들이 자기들의 주장과는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는 노년층에 대해 ‘불필요론’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세대 간 갈등은 대선과정에서 표를 얻기 위한 일부 정치인들의 패 가르기에도 책임이 크다. 안철수 전 후보는 장년층이나 노년층을 무시한 채 젊은이들의 투표만을 독려하고 다녔다. 정동영 씨의 ‘꼰데’ 글도 노년층을 제거돼야 할 사회발전의 걸림돌로 단정하고 죄악시했다.

우리의 정치 풍토에서 편 가르기는 후진적이면서도 고질적인 병폐이다. 과거 일부 정치인들이 자기 출신지역의 표를 결집하기 위해 지역갈등을 부추겼다. 이번 대선에서 일부 정치인들이 젊은 층만 국민인 것처럼 세대갈등을 조장해서 선거에 승리하려 했다. 정치 선진국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하나의 국민적인 축제로 승화되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갈등이나 상호불신은 있을 수가 있지만 선거가 끝나고 나면 모든 국민이 그것들을 해소하고 서로 화합하는 것이 정치 선진국의 모습이다.

그러나 젊은 층의 불만을 편 가르기나 후진국적인 정치 현상이라고만 치부해버려서는 안 된다. 높은 교육비와 취업난 속에서 보편적 복지와 혁신을 희망했던 젊은 층의 상실감을 우리 사회가 어루만지고 충족시켜 줘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세대 갈등은 지역 갈등보다 더 큰 해악이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정부가 할 일이 막중하다. 젊은 층도 선거 결과에 불만족스럽더라도 흔쾌히 승복하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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