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본다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본다
  • 승인 2012.12.2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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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열 객원 大記者
대통령선거가 드디어 끝났다. 선거운동 기간은 불과 20여일에 지나지 않는데 선거는 사실상 5년 전부터 시작한다. 17대 대선이 이명박 당선으로 끝나자마자 차기 대선후보를 차지하려는 군상들이 할거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번에도 예외는 없다. 유력정당인 여당과 제일야당은 가장 주목받는 후보자를 옹(擁)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다. 새누리당에서는 많은 후보자들이 자천타천으로 경선에 임했으나 이미 입지를 굳힌 박근혜를 따라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나마 민주통합당의 후보는 군웅이 할거하여 예측을 불허하는 것으로 보였으나 친노 세력이 발호하며 일찌감치 문재인으로 기울어진 느낌이었다. 그것은 엉뚱하게도 모바일이라는 신문명의 장난이 승패를 갈랐다. 조직이 탄탄하고 명성이 높은 손학규는 기존 조직으로 맞섰으나 대의원 직접투표에서는 이기고도, 모바일투표에서는 철새처럼 날라드는 친노를 당할 재주가 없었다. 문재인은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을 하다가 나중에 비서실장으로 끝맺은 변호사 출신이다. 그가 정치인으로서 아무런 경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일야당의 대통령 후보로 등극한 것은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정당구조의 모순이었다.

게다가 안철수라는 시대적 인물이 등장하면서 문재인의 존재는 철저히 깔아뭉개졌다. 안철수 역시 정치경험이 전무한 교수이며 기업가일 뿐이다. 그러나 그는 새로운 시대를 원하는 국민적 감성과 잘 맞아 떨어졌다. 이른바 ‘안철수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그의 인기는 박근혜를 넘어섰고 하늘에 둥둥 떴다. 그러나 정치판을 몰라도 너무나 몰랐다. 이미 기득권을 획득하고 있는 친노 세력을 끌어내리고 야권의 단일후보로 올라서려면 그들과 대척점에서 치열하게 대결해야 하는데 오히려 문재인이 내민 단일화 약속의 손을 덜컥 붙잡는 더듬수를 놓고 만 것이다. 이 때부터 안철수는 제일야당의 조직력을 이길 방법이 사라졌고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 과정을 통하여 양당후보로 나선 박근혜와 문정인의 싸움은 초박빙으로 달려갔다. TV토론에서 박근혜를 괴롭히던 이정희까지 사퇴하고 문재인을 지지하고 나섰으니 이른바 범진보파는 한 가닥으로 모였다. 이에 맞서 범보수파도 느슨했던 분위기에 잔뜩 긴장감이 돌았다. 네거티브는 기승을 부리고 SNS는 손가락에 쥐가 오를 지경이다.

이런 시련을 겪으며 두 후보는 사력을 다하여 혼신의 기운을 다 썼다. 아슬아슬한 마음으로 출구조사를 지켜본 국민은 단 1.2%의 근소한 표차로 ‘박근혜 승’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개표과정에서 뒤집힐 수도 있을 것이라는 야당의 바램은 오히려 더 많은 표차로 최종 승자가 결정되면서 일장춘몽이 됐다. 이제 박근혜는 대통령 당선자 신분으로 내년 2월25일 취임할 때까지 인수위원회를 운영하며 새로운 정치를 펼쳐나갈 구상에 몰두할 수 있게 되었다. 우선 약으로 내걸었던 많은 약속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 살펴봐야만 한다. 맨 먼저 부딪치는 게 무상급식, 보육, 반값 등 낯익은 단어들이다.

국민대통합의 약속은 아마도 ‘인사’에서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본다. 이명박 정부가 ‘고소영’에 이어 ‘영포라인’까지 형성했다가 형님까지 부정부패에 연루되어 줄줄이 감옥살이를 하게 된 저간의 사정을 우리는 똑똑하게 기억한다.

박근혜는 선거 당시 간절한 목소리로 “나에겐 부모도, 자식도 없습니다. 국민이 내 가족입니다.”라고 호소하여 국민의 심경을 울렸다. 그 각오로 나간다면 지역, 학벌, 혈연 등 부정과 부패가 싹틀만한 요소들을 사전에 제거하는 힘이 된다. 대탕평 인사야말로 새 정부가 수행해야 할 지고지순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박근혜 당선자가 약속했던 수많은 공약 중에서 오직 하나 ‘부정부패 척결’ 이것 하나만 임기 내내 철저히 실행에 옮긴다면 박근혜는 5년 후 청사에 빛날 대통령으로 현액(懸額)될 것임에 틀림없다. 혈연, 지연, 학연은 청렴결백을 좀 먹는 불가사리임을 인식하고 힘껏 멀리하라. 이것이 성공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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