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돌 빼 윗돌 괴는’ 노선 조정
‘아랫돌 빼 윗돌 괴는’ 노선 조정
  • 정민지
  • 승인 2014.10.2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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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신개발지역

시내버스 노선 신설

오지노선 감차 반발
최근 대구시가 교통 소외지역 일부 시내버스 노선을 신설·조정하면서, 대구 서구의 교통오지 지역 버스를 감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8일 대구시는 동구 혁신도시, 북구 금호지구 등 신개발지역에 노선을 신설하고 수성구 사월동과 성동 주민들의 교통편의를 위해 노선 단축, 배차간격을 줄이는 등 시내버스 노선을 일부 개편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단 두 대의 노선버스만이 대중교통 수단의 전부인 서구 상리동 일명 ‘가르뱅이’ 마을의 버스 2대를 감차해 신설 노선 등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격’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가르뱅이는 와룡산 아래 서대구 IC 부근에 위치한 마을로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한 대의 버스가 1일 10회만 운행되던 교통오지였다. 이후 그나마 사정이 나아져 배차간격 40분의 버스 1대만 오가던 시절을 거쳐 지난 2006년 개편 때 회차 지점을 가르뱅이로 하는 배차간격 10~11분의 순환형 간선 버스 202번과 202-1번이 각각 12대씩 운행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지난 2012년 성서3번의 증차를 위해 202(-1)번 노선에서 2대가 차출된 데 이어, 이번에 또 2대가 줄어들자 가르뱅이 주민들은 “교통소외지역을 해소한다면서 또 다른 소외지역을 만들어 내는 것이냐”며 대구시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렇게 되면 하루 각 80회 운영하던 버스가 74회로 줄어 배차간격은 현재 13~14분에서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7일 가르뱅이 회차지점에서 만난 한 버스기사는 “출퇴근 시간에는 주민과 공장 근로자 등 이용 승객이 꽤 있지만, 낮에는 노인들 외에는 거의 없다”며 “증차를 최대한 줄여 노선을 늘리다보면 감차 등 피해를 보는 지역이 생길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제 대구시에 따르면 202(-1)번의 경우 대당 하루 300명 정도의 이용률을 보여 다른 노선에 비해 수익성이 낮다. 또 감차로 인한 배차간격이 최대 2분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실제 불편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가르뱅이 지역이 오지 노선인 것은 인정하지만 이용 승객이 많지 않은 것도 맞다”며 “주민들은 감차 자체보다 마을 주변에 음식물쓰레기처리장과 하수처리장 등 각종 혐오시설이 밀집해 정주여건이 점점 더 나빠지는 데도 대구시가 지역을 소외시키고 있다는 뿌리 깊은 불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단순히 이용률이 저조하고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해서 버스 감차를 하게 되면 대중교통의 역할을 포기한 것으로 준공영제의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정민지기자 jm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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