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공서·교량·아파트·공공시설물… 지진 안전 ‘낙제등급’ 수두룩
관공서·교량·아파트·공공시설물… 지진 안전 ‘낙제등급’ 수두룩
  • 승인 2016.09.25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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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재난위험시설 39곳
30년 넘은 노후교량 다수
횡성읍·고성 토성면 등
지자체 공공건물도 ‘D’
예산 부족에 보강 더뎌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 강진에 이어 400여차례 여진이 발생하자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더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전국 곳곳에는 지진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안전등급 D·E 시설이 산재한다.

관공서, 교량, 아파트, 전통시장 등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 재정 한계로 한꺼번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지 못해 보강이나 대체 시설 신설에 오랜 시간이 걸려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안전등급 A∼E 가운데 D·E는 재난 위험시설로 분류한다.

D는 주요 부재 노후화와 구조적 결함으로 조속히 보수·보강하면 기능을 회복할 수 있으나 결함이 지속하면 안전조치가 필요하다.

E는 보수·보강보다는 철거나 재가설이 필요해 사용제한 등 긴급조치를 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위험 요소를 없애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 예산을 투입해 보강해야 하고 앞으로는 공공시설뿐 아니라 민간시설에도 내진이나 안전기준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지은 지 30∼40년 공공청사 재해 취약

강원 횡성읍사무소와 고성 토성면사무소는 지난 2월 D등급을 받았다. 1985년 9월 준공한 횡성읍사무소는 31년 된 낡은 건물로 1층 민원실 문서고 보 처짐 현상이 나타났다.

횡성군은 지하 1층 프로그램 실을 즉시 폐쇄하고 구조물 보강공사를 했다. 장기적으로는 읍사무소를 건립할 계획이다.

1984년 12월 준공한 토성면사무소는 2014년 7월 D 등급으로 나왔다.

경기 파주시와 고양시 청사는 안전등급이 D등급 이하는 아니지만 33∼40년이 돼 지진 등 재해에 취약하다. 파주시청 본관 건물은 지은 지 40년이나 됐다. 비좁은 청사에도 내벽력 등 건물 구조가 안전에 취약해 증축 등을 고려하지 못한다.

고양시 청사 본관 건물도 1983년 7월에 지어 위험하다. 2001년 구조안전진단에서 E등급을 받아 3층 일부 공간을 헐어내고 다시 증축했다.

지은 지 40년이 된 충북 진천군청사는 2015년 6월 정밀 안전 진단 및 내진성능 평가에서 본관동이 안전 D등급을 받고 재난위험시설물로 지정돼 내진 보강을 하고 있다.

◇ 오래된 아파트 ‘불안에 또 불안’

전북 익산시는 2014년 9월 붕괴 위험에 처한 모현동 우남아파트 입주민에게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40조를 근거로 긴급대피명령을 내렸다.

1992년 11월 준공한 이 아파트는 2002년 철거대상 판정을 받았다.하지만 이후 한차례도 보수·보강 공사를 하지 않아 심각한 붕괴 위험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 때문에 70%가량 주민이 이주했으나 30%가량 44가구는 이주할 경제력이 없어 아직 거주하고 있다.

한 주민은 “불안하지만 이사할 곳도 없고 어쩔 수 없이 머물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 곳곳에 D·E등급 다리 수두룩

강원도에 안전 D등급 공공시설 23곳 가운데 20곳이 다리다.

전남에도 교량 22곳이 D등급 판정을 받았다.

경북 재난위험시설 39곳 가운데 1970∼1990년대 건설한 다리가 37곳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통행제한을 하고 대체할 다리 공사를 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예산 부족으로 장기간 통행제한 조치만 해두는 곳도 적지 않다.

경북도 관계자는 “빠르게 조치하면 좋은데 지방자치단체 재정 사정상 예산 확보가 쉽지 않고 전국에 낡은 다리가 많아 국비 지원도 기대하기 어려워 대체 다리 건설 등이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남도는 재난위험시설 24곳 가운데 남해군 상주면 금전2교, 거제시 동부면 평지교를 철거했다.

19곳은 여전히 D등급 상태다.

문성권 대구한의대 소방방재안전학부 교수는 “E등급 구조물은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지진이 오면 붕괴할 가능성이 큰 만큼 조속히 철거해야 한다”며 “공공시설물은 결국 예산을 뒷받침해야 하고 민간시설물도 앞으로 안전을 위한 규정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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