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을 널리 쌓으면 이름이 선다 (德建名立)
덕을 널리 쌓으면 이름이 선다 (德建名立)
  • 승인 2021.10.2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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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
대구예임회 회장
전 중리초교 교장
서로 대통령이 되어야한다고 야단들이다. 언론에 그들의 얼굴이 비치고 어른들의 입을 통해서 떠들썩하니 어린 아이들도 듣고 보는 게 있나보다.

“대통령을 왜 하겠다고 할까?” “돈 많이 벌려고 그렇지.”라고 대답한다. “아니야! 힘이 세어지려고 그래.”라고 응수한다. 돈 많이 번다? 힘이 세어진다? 아이들의 순진한 말이지만 생각이 헷갈린다.

현재 ‘돈’ 때문에 국정감사를 받고 있다. 또 ‘힘’ 때문에 재판중이다. 국정감사와 재판의 결과에 대한 경우의 수는 ‘그렇다’와 ‘그렇지 않다’의 두 가지이다. 그것으로 그들에겐 진퇴의 기로에 서 있는 셈이다.

삼국유사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백제의 의자왕 때 궁궐에 귀신이 나타나서 땅속으로 사라졌다고 한다. 왕이 이상히 여겨서 사람을 시켜 땅을 파게 했다. 석자 깊이의 땅속에 거북이가 있었는데 그 거북 등에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백제는 둥근 달 같고, 신라는 새 달 같네.’라는 글귀였다. 왕은 무당을 불러 글 뜻을 물었다. 무당은 “둥근 달은 가득 찼으니 곧 기울어진다는 뜻이고, 새 달은 차지 않은 것이니 앞으로 점점 둥글게 차오른다는 뜻입니다.”라고 하였다.

왕은 대노해서 무당을 죽였다. 옆에 있던 신하가 “둥근 달은 휘영청 밝은 것이고, 새 달은 아직 미약한 것입니다. 백제는 강성하고 신라는 약하다는 뜻입니다.”하였다. 왕은 이 신하의 말을 듣고 대단히 기뻐하였다.

의자왕의 태자 시절은 용맹하고 영웅다운 담력이 있었다. 부모를 효성스럽게 섬기고 형제간에 우애가 있어 당시 사람들은 그를 ‘해동증자(海東曾子)’라 칭했다. 왕이 되면서 주색에 빠지고 정사는 어지럽고 나라는 위태로웠다. 신라의 태종 무열왕 김춘추는 백제에 변고가 많고 혼란이 일어나는 것을 면밀히 분석하고 철저히 대처하였다. 백성들에겐 항상 덕을 베풀었다.

천자문에 ‘덕건명립(德建名立)’이라는 말이 있다. ‘덕을 널리 쌓으면 이름이 선다.’는 뜻이다. ‘덕(德)’은 도덕적 이상 또는 법칙에 좇아서 스스로 의지를 결정하는 인격적 능력이다. 덕은 곧은 마음으로 길을 걷던 사람을 일컬었다.

며칠 전, 국정감사장에서 보여주는 어느 시장 집무실의 사진 배경에 ‘덕풍만리(德風萬里)’라는 글씨가 보였다. ‘덕의 바람이 만리를 간다.’는 의미이다.

중국 노나라의 계강자(季康子)가 공자에게 정치에 대하여 “무도한 자를 전부 죽이고 도의가 있는 사회를 만들면 어떻습니까?”하고 물었다. 공자는 “선생이 정치를 하는데 사람은 왜 죽입니까? 선생 스스로 선량해지려고 노력하면 백성들은 곧 선량해 질 것입니다. 훌륭한 사람의 덕(德)은 바람(風)입니다. 소인의 덕은 풀입니다. 풀 위에 바람이 불어 닥치면 풀은 반드시 눕습니다.”고 대답하였다. ‘덕풍(德風)’이란 말은 여기에서 나온 말이다.

공자는 ‘중용의 덕은 가장 고결하고 가장 순수하구나! 사람들은 그 지고지순(至高至純)한 중용의 덕을 지속적으로 실천하지 못하는구나!’라고 말했다.

그것은 지인용(知仁勇)의 삼덕에서 하나로 수렴되는 성(誠)의 실천을 말하리라. 중용은 정성으로 귀결되니까.

덕(德)은 윤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개념의 하나로써 어떤 유리한 결과를 낳게 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도덕의 개념도 함의한다.

본격적으로 정치인들끼리 서로 간에 ‘도덕적이다. 비도덕적이다.’에 대한 논란도 있다. 아직 초등학교 저학년은 ‘바른생활’을 배운다. 바른생활이란 기본생활습관 형성과 기본학습습관을 기르는데 거의 중점을 둔다.

바른생활의 바탕 위에서 3학년이 되면 ‘도덕’을 배운다. 도덕은 바른 인성함양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여기에 도덕적 사고 능력, 도덕적 대인 관계 능력, 도덕적 공동체 의식 등의 말이 나온다. ‘도덕적’이란 말은 도덕에 맞고 도덕의 규범에 맞는 말을 말한다. 도덕은 양심에 따라, 관습에 따라, 여론에 따라 스스로 지켜야 할 행동 규범을 말한다.

‘덕건명립(德建名立)’의 대구는 ‘형단표정(形端表正)’이다. ‘덕을 널리 쌓으면 이름이 서고, 얼굴 표정도 밝아지며 마음도 바르게 된다.’는 뜻이다. 국민들은 역으로 대통령이 될 사람이 덕을 널리 쌓기를 바란다. 참으로 아이러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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