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민주당’ 만들기 나서
野, 김종인 합류는 불발 모양새
2030 표심 잡을 인사 계속 접촉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29일 기준 10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 모두 약속이나 한 듯 선대위 구성 및 운영이 순탄치 않다. 민주당은 대선 경선 후 ‘원팀 용광로’를 기조로 출범시킨 선대위에 대한 비판이 당 내외에서 나오자 이재명 당 대선후보 중심의 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선대위 합류 여부를 두고 줄다리기하다 결국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체제로 출발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10일 대선 경선을 마무리하고 이 후보를 선출했지만 이낙연 전 대표의 이의 제기 등으로 혼란을 거듭했다. 이에 당력을 모으고자 ‘원팀’에 집중해 지난 2일 의원 169명 전원이 참여하는 매머드급 선대위를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선대위 출범 이후로도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등의 여파로 이 후보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 좀처럼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여기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지난 5일 후보 선출 이후 ‘컨벤션 효과’까지 누리면서 지지율 격차가 더욱 벌여졌다.
결국 민주당은 지난 21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선대위 전면 쇄신에 결의하고 이 후보에게 쇄신 전권을 넘겨주기로 결정했다. 당 주요 정무직 당직자들도 지난 24일 일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이 후보는 효율적인 선대위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조직 개편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태다. 일단 민주당은 지난 25일 이 후보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재선 김영진 의원을 당 사무총장에, 신측근으로 분류되는 강훈식 의원을 전략기획위원장에 각각 임명하는 등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당 선대위는 3·4선 중진들이 지휘하던 본부 수를 축소하고 재선들을 전면에 내세울 방침이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출범하기도 전에 혼란에 휩싸였다.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사실상 내정됐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합류 여부를 두고 20여 일이나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 원인은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이다. 김 전 위원장은 ‘김병준 카드’의 취소 또는 보직 변경을 물밑에서 요구했지만 윤 후보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갈등이 커졌다. 결국 김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 26일 당사를 찾아 윤 후보와 면담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원톱 체제로 시작하는 분위기다. 김 전 위원장도 국민의힘 선대위 합류에 부정적인 의사를 표해 결국 불발된 모양새지만 다음 달 6일로 예정된 선대위 발족식까지 상황은 유동적이다.
양측은 선대위 정비가 끝나는 대로 외연 확장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후보는 3선 박홍근 의원이 맡았던 후보 비서실장을 재선 오영훈 의원으로, 재선 강훈식 의원이 맡았던 정무실장을 초선 윤건영 의원으로 각각 교체하는 등 ‘세대 교체’를 통한 2030 세대 공략에 나서고 있다. 최근 30대 초선인 장경태 의원이 당 혁신위원장으로 발탁되면서 이러한 기조가 더욱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윤 후보의 선대위도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이끄는 새시대준비위원회를 통해 구(舊)민주당계와 호남 인사를 끌어들이는데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공동선대위원장단 인선을 두고도 조국 흑서 공동 저자인 권경애 변호사, 이수정 경기대 교수 등 중도·여성 및 2030 표심에 다가갈 수 있는 인사들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장성환기자 newsman90@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