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전문성 그리고 절제의 미학
<대구논단>전문성 그리고 절제의 미학
  • 승인 2010.11.1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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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효 진 스피치 컨설턴트

제16회 광저우 아시안 게임이 지난 11월 12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6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42억 명 아시아인들의 스포츠 축제인 이번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은 4회 연속 종합 2위를 목표로 메달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 당연 우리나라 선수들의 활약상이 으뜸이지만, 각 종목마다 여러 선수들의 경기를 생생한 감동과 재미로 선사할 스포츠 해설가들의 역할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는 축구의 허정무, 양궁에 김수녕, 핸드볼에 임오경, 역도에 이배영, 배구의 김세진, 탁구의 유남규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해설자로 나서 올림픽을 보는 즐거움을 한층 더해줄 것을 예고하고 있다.

스포츠 중계는 해당 경기의 전문해설자가 경기의 흐름을 시청자들이 보다 친근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보조 역할을 한다. 이러한 스포츠 중계의 기본적인 개념을 뛰어넘어 요즘에는 자신만의 스포츠 중계 스타일로 승부를 거는 스포츠 해설가들이 많아졌다.

실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차범근 감독은 미사여구를 섞지 않고 순간적인 감정을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옮기는 능력이 뛰어나,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1986년부터 스포츠 해설가로 활약하며 구수한 사투리로 레슬링 경기를 해설해, `빠떼루 아저씨’라는 명성을 얻고 있는 경기대학교 김영준 교수도 있다.

이들은 기존의 점잖고 근엄한 해설가의 모습이 아닌 편안한 말투와 재치 있는 입담 그리고 감동까지 주는 해설가로써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자신만의 스타일을 강조한 스포츠 해설을 한다고 해서 모두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은 아닌가 보다.

선수들의 경기 모습 모습마다 흥분된 모습을 보이며 일명 `샤우팅 해설`을 한다거나, 개인적인 선수의 종교 발언과 전문성 부족 등의 지적을 받아 하차한 스포츠 해설위원들이 몇몇 있었기 때문이다.

스포츠는 각본이 없다. 각본이 없는 하나의 프로그램을 스포츠 해설가가 스스로의 역량으로 이끌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스릴 있다. 그만큼 스포츠 해설가는 철저한 `애드리브’로 스포츠 중계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당한 순발력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다.

그와 함께 스포츠 해설은 명쾌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서로 대립되는 입장의 선수단이 맞붙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중계자의 개인감정이 들어가기도 한다. 특히, 국가 간의 대립이라면 그 과열이 상당하다. 문제는 스포츠 중계가 자칫 관중의 의식을 `선동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러한 점에서 균형적인 시각을 가지고 중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또한, 중계는 개인의 육성을 통해 방송된다. 문제는 언론이란 `대중매체’가 갖는 특성으로 인해 발생되는 의식이다. 대중매체를 통한 중계자의 해설은 국가 의식의 대표 언어가 된다. 즉, 중계자의 말 한 마디가 자칫 스포츠를 바라보는 관객들의 인식을 앞서 결론지어 버릴 수 있는 것이다.

쉽게 생각해보자. 우리가 그림책을 본다고 할 때, 단순히 보여주기만 하면 판단은 철저히 독자의 몫이다. 그러나 중간자가 개입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중간자의 의견을 먼저 의식하고 그에 맞춰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중계자 정보를 전달하는 동시에 다수의 관중을 끌어들여야 할 목적도 있다. 대중매체의 특성상 다수의 소비자를 끌어야만 경기에 대한 관심과 이윤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계자에게 정보 전달과 소비를 통한 이윤 창출은 피할 수 없는 공동 과제다. 이러한 이유들로 스포츠 해설가들은 그들의 전문성과 함께 절제의 미학을 담아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있다.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광저우 곳곳에서 각국 선수들이 각 종목에서 치열한 경기를 벌이고 있다. 시청자들의 스포츠 중계 채널 선택에 있어 스포츠 해설가는 중요한 기준이 되는 만큼 과연 이들은 이번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 어떠한 스포츠 해설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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