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문항’ 살펴보니 특정학생만 유리
‘킬러 문항’ 살펴보니 특정학생만 유리
  • 남승현
  • 승인 2023.06.2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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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최근 3년 22문항 발표
공교육서 다루지 않는 내용 등
일각 “선정 기준 다소 모호” 지적
배제 방침 자체엔 “찬성” 기류
교육부가 사교육 경감 대책을 발표하면서 최근 3년간 수능과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서 출제된 문항 가운데 총 22개의 ‘킬러 문항’을 가려냈다.

26일 교육부에 따르면 고차원적인 접근 방식, 추상적 개념 사용, 과도한 추론 필요 등을 이유로 이들 킬러 문항을 골라냈다. 올해 수능에서는 이런 종류의 킬러 문항을 출제 단계에서부터 배제하겠다고 강조했다.

킬러 문항 예시를 공개한 것은 올해 수능을 약 5개월 앞두고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다만 킬러 문항 선정 기준이 다소 모호해 과연 킬러 문항으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한 평가가 서로 다를 수 있다.

교육부가 공개한 국·영·수 킬러 문항 사례를 보면 2021학년도 수능에서 1개, 2022학년도 수능 7개, 2023학년도 수능 7개, 2024학년도 6월 모의평가 7개 등 총 22개다.

영역별로는 국어 7개, 수학 9개, 영어 6개다.

교육부는 킬러 문항을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으로 사교육에서 문제 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항으로 정의하고, 교육부·현장 교원 중심으로 킬러 문항 점검팀을 구성해 킬러 문항을 골라냈다고 밝혔다.

수학에서는 최근 6월 모의평가에 수학 공통과목의 21번과 22번과 선택과목 ‘미적분’에서 마지막 문항인 30번이 킬러 문항으로 지목됐다.

22번의 경우 다항함수의 도함수, 함수의 극대·극소, 함수의 그래프 등 세 가지 이상의 수학적 개념이 결합해 공교육 학습만 받은 학생의 접근이 쉽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2023학년도 수능에서는 역시 공통과목 마지막 주관식인 22번과 선택과목 ‘확률과 통계’의 30번, ‘미적분’ 30번이 킬러 문항으로 지목됐다.

22번의 경우 공통과목인데도 선택과목으로 ‘미적분’을 응시한 수험생은 ‘변곡점’의 개념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다른 학생보다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2022학년도 수능에서는 ‘미적분’ 29번이 대학에서 배우는 ‘테일러 정리’ 개념을 활용해 풀 수 있다는 이유로, 같은 해 수능 ‘기하’ 30번 역시 대학에서 배우는 ‘벡터의 외적’ 개념을 활용해 풀이할 수 있다는 이유로 킬러 문항이 됐다.

국어에서는 2024학년도 6월 모의평가에서 ‘몸과 의식의 관계에 대한 철학적 탐구’를 다룬 지문을 읽고 추론하는 14번, 조지훈의 ‘맹세’와 오규원의 ‘봄’이라는 시에 달린 3점짜리 질문인 33번이 전문 용어 사용, 높은 수준의 추론 등을 이유로 킬러 문항으로 선정됐다.

2023학년도 수능에서는 ‘클라이버의 기초 대사량 연구’를 다룬 과학 지문에 달린 15번과, 클라이버의 법칙을 이용해 농게 집게발 길이를 추정하는 17번 문제가 과도한 추론을 요구한다는 이유로 킬러 문항에 선정됐다.

2022학년도 수능 국어에서는 ‘달러화’의 기축 통화 역할과 ‘브레턴우즈 체제’를 다룬 경제 분야 지문을 읽고 푸는 13번이 높은 경제 영역의 배경지식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킬러 문항에 선정됐다.

영어에서는 2024학년도 6월 모의평가에서 33번, 34번, 2023학년도 수능에선 34번과 37번, 2022학년도 수능에선 21번과 38번이 킬러 문항으로 선정됐다.

교육부는 선정 이유로 공교육에서 다루는 수준보다 어려운 문장 구조로 구성돼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교육계는 킬러 문항 배제 방침 자체를 놓고서는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킬러문항은 최상위권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풀지 못하는 문제다. 특히 사교육을 통해 문제를 많이 다룬 상위권 학생들이 유리한 구조라서 교육과정내에서 제출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남승현기자 namsh2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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