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굴뚝을 공원으로(ESG): 대한민국 대개조론
[대구논단] 굴뚝을 공원으로(ESG): 대한민국 대개조론
  • 승인 2023.07.1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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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호 대구대학교 교수
세상의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시대에 따라 그 기능과 역할이 변해야 한다. 만약 변화하지 않으면 낙오되기 마련이다.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주도해온 굴뚝으로 대표되는 산업단지의 기능과 역할도 달라져야 하며, 경제도 물건의 생산, 유통, 소비의 과정에서 벗어나서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영을 추구하여야 한다. ESG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것으로, ‘ESG 경영’이란 장기적인 관점에서 친환경 및 사회적 책임과 투명경영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일제의 수탈과 6·25 전쟁 이후 절대빈곤의 국가에서 산업화와 공업화를 통하여 세계 7대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다. 2023년 1분기 현재 국가산업단지 47개, 일반산업단지 712개, 도시 첨단단지 47개, 농공단지 476개 등 총 1천276개의 산업단지가 있고, 입주업체는 총 11만9천652개, 고용인구는 총 230만3천239명이며, 생산은 3천90억 달러, 수출은 1천94억 달러에 이른다. 그렇지만 기후위기와 함께 정보사회가 본격화되면서 굴뚝 산업에 기반을 둔 수출주도형 산업공단의 역할도 바뀌어야 한다.

기후위기와 지속 가능한 발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경제적 이윤 추구에서 벗어나 환경과 기후위기를 고려한 투자와 경영이 이루어져야 하며, 경영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으면 수출길이 막히게 된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업과 투자자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해지면서 세계적으로 많은 금융기관이 기업의 ESG 평가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2000년 영국을 시작으로 스웨덴, 독일, 캐나다, 벨기에,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연기금을 중심으로 ESG 정보 공시 의무 제도를 도입했다. UN은 2006년 출범한 유엔책임투자원칙(UNPRI)을 통해 ESG 이슈를 고려한 사회책임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내기업들을 대상으로 ESG 공시가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의무화될 예정인 가운데 국제 ESG 기준이 될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 international-sustainability-standards-board)의 핵심내용이 지난 3월 초안을 발표하는 등 구체적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기업을 중심으로 ESG 공시 의무화에 대비해 전담조직을 마련하고 지속 가능 경영보고서 작성 등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 환경을 고려한 경제발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며, 그렇지 않으면 인류는 지구상에서 더는 존재가 어려우며,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의 종말을 고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바다 투기가 감행된다면 앞으로 이와 같은 행위가 반복되는 것을 막을 길이 없다. 결국 전 인류가 함께 사용할 바다를 오염시키고, 해수가 증발하여 태풍 혹은 허리케인으로 바뀌면서 대기가 오염되어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방사능 오염에 시달리어 인류의 종말로 치닫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인류 미래를 위해 이번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저지를 계기로 사람 사는 세상이 더욱 아름다워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제 석유에너지를 사용하는 ‘굴뚝’ 산업에서 녹색경영으로 대표되는 멋진 ‘공원’으로 변모되어야 한다. 즉 국가의 산업공단 정책이 산업공원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기존의 산업단지를 산업공원으로 지정하고 회색의 공단 이미지에서 벗어나서 우선 녹색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그 속에 입주하고 있는 각종 공장은 ESG 경영체계를 도입하여 환경적으로 지속할 수 있도록 대전환을 시도하여야 한다. 이른바 회색 공단에서 녹색 공원으로 거듭나서 쾌적한 환경에서 경제성장은 말할 것도 없고 지구의 환경위기를 구하는 데 대한민국이 앞장서는 이른바 국가 대개조를 추구하여야 한다.

다행인 것은 우리에게는 발전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노자의 무위자연(無爲自然) 혹은 스스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주역(周易)을 기본적인 철학으로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따라서 ESG를 실현하고 인류를 구할 철학적인 배경은 대한민국에서 찾을 수 있고 이것을 전 지구적으로 퍼뜨리기만 하면 지구의 미래는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 아쉬운 것은 서구 문명과 철학은 열심히 좇아가면서 우리가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자성(自性)인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 모든 종과 함께 사는 홍익인간(弘益人間)과 재세이화(在世理化)의 근본 철학을 세계화할 수 있는 정치지도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안타깝고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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