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꿈을 위해
자녀의 꿈을 위해
  • 여인호
  • 승인 2023.08.2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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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만나는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과 ‘꿈’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의 일이다, 참여한 아이들은 미래에 자신의 재능을 살려 어떤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게 될지에 대한 답들을 찾기 위해 고민에 빠져들었다.

몇몇 친구는 야무지게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는 반면, 몇몇은 옆에서 활동하는 친구를 보고 금방 꿈이 바뀌었다며 수정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또 몇몇은 꿈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며 활동을 멈추고 이쪽저쪽 눈치만 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 다른 아이는 부모님은 의사가 돼라 하는데 본인은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며, 나중에 갈등은 있겠지만 내 꿈을 이루고 싶다고 소신 있게 이야기하는 친구도 있었다. 또 어떤 친구는 미술학원에서 그림그릴 때가 제일 좋아서 화가가 되고 싶다. 태권도 학원을 꾸준히 다니고 있기에 태권도 사범이 되고 싶다.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며 새까맣게 그을린 얼굴에 하얀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는 친구도 있었다. 이도 저도 아닌 대부분의 친구들은 “우리 엄마, 아빠는 그냥 제가 원하는 것이면 뭐든 해도 괜찮다.”라고 했단다. 만약 내 자녀라면 같은 질문에 어떤 답을 할까?

물론 초등학생들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자신의 꿈과 결부시켜 미래의 직업을 찾아내기란쉽지 않은 활동이다. 하지만 주 양육자인 부모를 통해 어떤 경험을 해 왔는가에 따라 각자가 꾸는 꿈들에 큰 차이가 있다. 토어 프리먼의 ‘금메달은 내 거야!’라는 그림책에는 운동회에 참석한 뽀동이 흰개미가 금메달에 도전하는 과정이 담겨있다. 앞서 언급한 옆 친구를 보고 꿈이자주 바뀌듯 뽀동이 역시 다양한 종목에 도전하였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으로 결국 금메달을 따게 된다는 내용이다.

다음에 소개하는 책은 자녀에게 절망적인 상황에도 꿈을 꾸게 하고 꿈을 향해 정진할 수 있는도화선이 되는 아빠의 선택과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미술에 대한 열정을 찾아냈고 오늘날 가장 주목받는 그림책 작가 중의 한 명이 된 작가의 이야기다.

‘내가 만난 꿈의 지도’는 폴란드 출신인 유리 슐레비츠(Uri Shulevitz)가 네 살 되던 해에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여 조국을 떠나 8년 동안 유럽 곳곳을 떠돌며 보낸 어린 시절의 자화상이라 할 수 있는 책이다. 작가는 이 책에서, “요즘 아이들은 꿈꿀 여유조차 없이 자라고 있으며, 꿈꾸지 않는 아이의 미래는 불행하다”라고 하면서, 어떤 힘든 상황에 처하더라도 꿈과 희망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책 속에는, 전쟁이 모든 것을 파괴하고 하루아침에 피난민이 되어 먼지 바람만 자욱한 낯선 이국땅에서 전쟁이 가지고 온 불행을 온몸으로 느끼며 힘든 삶을 살아가는 아이의 가족이 있다. 그리고 전쟁 상황에서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아이의 아버지가 있다. 아버지는 자신보다 살아갈 날이 많은 아이가 당장 허기진 배를 채우는 것보다 희망으로 내일을 채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빵 대신 지도를 사 온다. 아빠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던 아이가 아버지가 빵 대신 사 온 지도를 따라 그리면서 지도 속에 숨어 있는 넓고도 아름다운 세계를 발견하고는 현실의 고통 대신 희망으로 미래를 꿈꾸기 시작한다는 이야기이다.

자녀의 삶을 형성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부모로서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선물 중 하나는 자녀의 꿈과 열망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과 지원일 것이다. “네가 원하는 것이면 뭐든지 해도 괜찮아.” 하는 과방임의 부모보다는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도 자녀들에게 꿈을 꿀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미래를 이끌어 주는 부모가 되기를 바란다.



강순화<아동문학가·글로벌교육재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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