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현 정부 정책 탄력받으려면 경제 회복이 관건
[데스크칼럼] 현 정부 정책 탄력받으려면 경제 회복이 관건
  • 승인 2023.10.10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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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현 부국장
추석과 임시공휴일까지 포함한 긴 연휴가 끝났다. 최소 6일 이상 지속된 연휴였기에 나름 기대도 컸었다.

하지만 올해 추석만큼 밋밋하게 보낸적은 없었던 것 같았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향에 오지 못하거나 왔더라도 형편상 오래 있지 못하고 곧바로 돌아가는 친구와 지인들이 꽤 있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경제성장률이 상반기에는 부진하지만 하반기에는 나아지는 ‘상저하고(上低下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서민들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은 ‘상저하저(上低下低)’인것 같았다.

최근 오랜만에 각계각층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 삼겹살에 소주 몇잔을 기울이며 살아가는 얘기를 하고 들었다. 보수 성향인 친구들이라 현 정부의 교육정책(킬러문항 배제와 교권확립), 노동정책(강성 노조 타파), 외교정책(한미일 공조강화)등은 잘한다는 얘기가 절대적이였다.

하지만 경제로 주제가 넘어가면서는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전 장기화, 미국 기준금리 인상(고금리, 킹달러), 미국채 금리 급등 등 외부적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국내 경기체감지수는 나빠지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사업을 하는 친구는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대비 30%가량 줄었는데 하반기에도 전혀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나빠지는 것 같다고 했다.

대학교수는 임금동결이 이어져 물가상승분을 감안하면 월급이 지난해보다 줄어들어 갈수록 생활하기 힘들다고 했다. 직장인들은 월급은 그대로 인데 체감물가지수는 너무 높아 생활이 팍팍하다고 했다. 그나마 중산층 이상인데도 상황은 녹녹치 않은 것 같았다. 특히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은 두 명은 성인이 된 자녀들을 보면 때론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터무니 없이 폭등시켜 무조건 정권을 바꿔야 한다고 주변(보수, 중도)에도 얘기했는데 현 정부가 들어서고 지난해 금리인상 등으로 하락하던 부동산 가격이 올해 각종 대출규제를 완화하면서 서울의 경우 문재인 정부때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상승한 것을 보면 어이가 없다는 것이다.

성인이 된 자녀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을 하겠다고 했을때 빚을 내면 이자갚는데 청춘을 다 보내야 한다며 한사코 말렸는데 바보가 된 것 같다고 했다. 본인도 부동산 대세 상승기에 영끌을 못해 부인한테 원망을 샀는데 자녀까지 영끌을 막은 것이 원망스럽다고 했다.

실제 주택담보대출금리(주담대)가 7%대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은 9월 말 기준 517조8천588억원으로 전월(514조9천997억원) 대비 2조8천591억원 늘었다. 주담대 고정·변동 금리가 3~4%대였던 지난 2021년 10월(3조7천989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등 각종 대출규제완화로 20~30대까지 영끌로 빚투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의 자산이 부동산이여서 경착륙이 발생할 경우 영끌족 파산, 경기침체 장기화 등 파장이 예상된다고 해도 빚투가 도를 넘어섰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체감물가지수는 갈수록 심해져 왠만한 점심식사는 한끼에 8천원~1만원, 가족(3명기준)과 외식을 한번 하면 10만원은 훌쩍 넘어가는 등 고물가로 지갑을 닫을수 밖에 없다고 했다.

주식시장은 말할 것도 없었다. 미국 나스닥과 다우존스가 52주 신고가를 형성할때도 국내주식시장은 온갖 국제정세 악영향을 그대로 반영, 하방세를 보이는데다 최근 3개월동안 외국인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6조7천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증시이탈조짐까지 보여 전부 손실을 보고 있는 중이였다.

보수인 친구들마저 현 정부의 경제정책, 경제상황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니 내년 총선의 결과도 불투명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8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됐다. 단기간에 전쟁이 끝날지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 혹은 ‘신(新)중동 전쟁’으로 비화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 9월들어 반도체 수출이 회복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전쟁과 미국 연준의 고금리 정책 지속여부에 따라 국내 경제상황은 또한번 출렁일수 있다.

현 정부의 각종 정책들이 탄력을 받고 성공하려면 경제가 반드시 회복돼야 한다, 정부가 치밀하게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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