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이 추천했던 '옵트아웃'…이정후로선 '꿩 먹고 알 먹고'
김하성이 추천했던 '옵트아웃'…이정후로선 '꿩 먹고 알 먹고'
  • 승인 2023.12.1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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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그 거부권에 집착했는데 결국 의미가 없더라. 차라리 ‘옵트 아웃’을 넣는 게 낫다.”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지난달 국내 기자회견에서 미국프로야구(MLB) 진출을 앞둔 이정후에게 이러한 조언을 건넸다.

MLB 구단 입장에선 고액 연봉 선수를 쉽게 마이너리그에 보낼 수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거부권 조항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는 설명이었다.

실제로 김하성은 빅리그 첫해인 2021시즌 117경기 타율 0.202(267타수 54안타)로 부진한 적도 있으나 한 번도 강등된 적은 없다.

그러면서 김하성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선수가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않고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조기에 취득하는 ‘옵트 아웃’을 추천했다.

절친한 선배의 조언을 귀담아들은 것일까.

13일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1천300만달러(약 1천484억원) 계약에 합의하면서 ‘4년 뒤 옵트아웃’ 조항을 넣었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봐야겠지만, 일반적으로 옵트아웃은 구단보다 선수에게 유리한 제도로 평가받는다.

선수로서는 일단 장기 계약으로 일정 수입을 보장받는 데다 초반 개인 성적이 좋으면 수입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 행사되지 않더라도 그 존재만으로 구단과의 협상에서 선수에게 우위를 주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김하성의 동료인 매니 마차도가 지난 2월 샌디에이고와 맺은 재계약이 대표적인 사례다.

2019년 당시 10년 3억달러에 계약했던 마차도는 2023시즌을 마치고 옵트 아웃을 하겠다고 미리 선언했고, 그러자 샌디에이고는 부랴부랴 11년 3억5천만달러의 재계약을 선물했다.

기존 계약대로라면 남은 6년간 1억8천만달러를 받았을 마차도는 새 계약으로 현역 5년을 연장하고 1억7천만달러를 더 받게 됐다.

이정후도 빅리그 첫 2년간 적응기를 거친 뒤 남은 2년간 기량을 만개해 또 한 번의 ‘FA 잭폿’을 터뜨린다는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다.

옵트아웃은 미국프로야구 선수 생활의 반전을 꾀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

일례로 황재균은 2017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마이너리그 생활이 길어지자 옵트 아웃을 행사해 팀을 옮길 계획이었다.

다만 당시 극적으로 1군으로 승격된 뒤 첫 경기에서 결승 홈런을 날리면서 해당 계획이 실제로 이뤄지진 않았다.

이처럼 구단에 불리한 옵트아웃이 삽입됐다는 점은 샌프란시스코 구단이 얼마나 이정후를 원했는지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샌프란시스코는 2022시즌이 끝나고 에런 저지, 카를로스 코레아 영입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올해엔 오타니 쇼헤이 쟁탈전에서 쓴맛을 봤다.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전력 강화가 시급했던 팀이다.

특히나 이정후의 포지션인 중견수 자리는 샌프란시스코의 우선순위에 있었다. 2023시즌 총 11명의 선수를 중견수에 세워봤으나 마땅한 주전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옵트아웃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계약기간 5, 6년 차 지급 액수를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했을 가능성이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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