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로의 회귀] 가족과 같이 파크골프·맨발걷기…“함께라서 더 즐거워”
[함께로의 회귀] 가족과 같이 파크골프·맨발걷기…“함께라서 더 즐거워”
  • 이지연
  • 승인 2024.01.03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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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생활체육의 변화
파크골프, 3040도 가세
6070 연령층이 즐기던 스포츠
최근 젊은 세대 눈에 띄게 늘어
레저 붐 타고 지역 동호회 급증
저렴한 가격·높은 접근성 장점
맨발 걷기의 매력
양말·신발 벗으면 누구든 가능
온라인 대화방서 정보공유 활발
수목원·두류공원 등 명소 즐비
동구파크골프협회장배파크골프대회
코로나19 팬데믹이 지나간 뒤 야외 활동을 통한 일상 회복, 움직임이 활발하다. 파크골프를 즐기는 동호회 회원들의 모습.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팀 스포츠는 팀 워크(team work)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야구·농구·배구·축구 등이 대표적이다. 팀을 이뤄 성과를 만들어 내기에 팀원들로부터 생성되는 시너지 효과가 주효하다.

사회·경제활동 등 여러 제약 탓에 팀을 이뤄 운동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최근 혼자 시작했으나 팀 못지않은 단합력과 소속감을 주는 운동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코로나19가 촉발한 ‘홀로’ 즐기던 운동들이 종식 선언 이후 다시 ‘함께’로 변화하고 있다. 전염병 대유행에도 유대관계를 찾는 인간 본연의 사회성은 막지 못한 것.

◇ 파크골프, 중장년층이 대세? 3040도 가세!

파크골프 초창기, 인생은 60세부터라는 말이 있듯 퇴직 이후인 60~70대 연령층이 대세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향유 세대들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80년생으로만 구성된 모임도 있다. 골프를 즐기던 40~50대층도 가세하는 추세다. 주말이면 골프장을 찾고 주중에는 파크골프를 즐긴다. 코로나19 이후 수요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게 협회 관계자의 전언이다.

대구 수성구 두산동의 이경미(48)씨는 주중 형제들과 파크골프장을 자주 찾는다. 스크린골프로 입문했으나 야외서 즐길 수 있는 파크골프를 즐기게 됐다.

이씨는 “이용자 중 노년층이 훨씬 많긴 하지만 젊은 세대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멀리 갈 필요없고 걷다보면 운동도 돼 형제 모임으로 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크골프는 공원과 골프가 합쳐진 현대 스포츠로 일본 홋카이도가 발상지로 알려져 있다.

공원에서 나무로 된 클럽을 이용해 공을 쳐 잔디 위의 홀에 넣는 운동이다. 티에서 홀컵까지 거리가 100m가 채 안 돼 노년층의 접근성이 좋다. 골프에 비해 위험 요소도 적고 휘두르기 편해 여성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혼자서 즐기다 클럽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날로 높아지는 인기 덕에 지역 협회와 동호회도 늘고 있다. 생활체육 저변 확대와 더불어 최근 연령층까지 낮아지면서 레저 붐을 제대로 타고 있다. 대구시 전체 2만 6천여명의 회원들이 파크골프를 즐긴다. 각 구군별로 협회만 10개다. 클럽 수는 더욱 많다. 동구만 56개로 1천800명이 참여하고 있고 북구는 100개 이상이다. 회원수만 3~4천명에 달한다.

회원들은 저렴한 경제성과 상대적으로 높은 접근성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근력 손실을 최소화하는 걷기 운동이 기본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이 없다.

10년째 파크골프에 푹 빠져있다는 달서구의 최귀숙(73)씨는 “남편과 사별 후 혼자 할 수 있는 운동으로 수영과 파크골프를 시작하게 됐다.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자연스레 모임이 생기면서 사회 활동이 늘어 활력도 찾게 됐다”고 했다.

각 시군구에서는 파크골프장 마련에 고심이다. 수요자가 많다보니 전국의 파크골프장은 2019년 226개에서 올해 361개로 급증했다. 광역시 중 파크골프장이 가장 많은 대구는 2023년 기준 29곳이 조성됐다.

그럼에도 수요를 감당키 어려워 대부분의 각 클럽에서는 홀짝제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주민등록을 기준해 반기별로 4부제까지 나누는 경우도 많다.

대구파크골프협회 관계자는 “회원들끼리 공 치다보면 병원도 적게 가게 된다며 의료비 부담이 적어지니 복지부에서 70대 이상에게 간식이라도 나눠줘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한다. 최근에는 젊은 층까지 유입되면서 레저스포츠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 극한까지 몰아넣다…‘지구력 끝판왕’ 마라톤도 “함께라면 O.K”

오롯이 혼자서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마라톤은 그야말로 인간 승리를 보여주는 종목이다. 인간의 극한 시험을 진행하는 가혹행위에 가깝기 때문이다. 전염병 대유행 이후 인간을 순수하게 체력적으로 극한까지 몰아넣는 종목인 마라톤에 관심이 모이기 시작했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하던 시기 실내운동 제약으로 몸이 근질근질하던 시민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혼자가 모여 여럿이 됐다.

대구마라톤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정회원 기준 450여명에서 올해 490명으로 늘었다. 코로나19 이후로 확연한 증가세다.

가입 시 번호가 부여되는데 협회 설립 이후 24년간 1천749명이 회원번호를 받았다. 한 번에 모이기 어려워 11개 지부로 나눴다. 경산, 시지, 신천, 대곡, 월성, 달성 등 지역마다 지부가 있다.

대개 평일인 화·목요일에는 오후 7시 30분에 모여 10㎞를 뛴다. 일요일은 여름은 5시 전후, 겨울은 7시쯤 모여 20㎞를 달린다.

혼자서 무념무상(無念無想)으로 달리는 마라톤에 빠져 협회까지 가입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함께 달리다보면 동병상련(同病相憐)에 가까운 끈끈함을 느낀다. 그 매력에 빠지면 건강은 덤이란다.

20대도 많으나 40대~60대 중장년층이 대부분이다. 마라톤은 힘들다는 생각에 거부감이 들 수 있으나 달리기를 떠올리면 문턱이 단번에 낮아진다. 기록 경신이 아닌 달리기 자체를 즐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즐기는 자는 이기기 어렵다고 했던가. 노장 마라토너들은 더욱 눈길을 끈다. 회원 중 최고령자는 82세로 일요일에 10㎞ 이상 뛴다. 올해 78세인 서자해씨는 20㎞를 달린다. 서씨는 65세 당시 풀코스를 3시간 30분에 끊었다. SUB-3 코스(풀코스 3시간)를 70여 회 한 문항원(60대)씨도 협회에선 유명하다. 이들 모두 달리기는 인간의 본성과도 같은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구마라톤협회 관계자는 “가장 기본적인 운동으로 체중 감량에도 좋지만 흡연자는 자연스레 금연하게 된다. 숨이 가빠서 뛸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무릎이나 허리디스크가 있어도 바른 자세로 꾸준히 뛰면 좋은 효과를 본다. 성인병이 있어도 상관없으나 맥박 자체가 불안정한 부정맥이 있는 분들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맨발걷기2
시민들이 수성공원에서 맨발 걷기를 하고 있다. 대구신문 DB

◇ 혼자인 듯 함께…인류 본연의 모습으로, 맨발 걷기

맨발 걷기가 열풍이다. 코로나19가 가속화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발’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신고 있던 양말과 신발만 벗으면 운동의 본 궤도에 들어서기에 경제성은 물론 접근성이 높아 남녀노소에게 인기다.

팬데믹 당시 홀로 운동하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는 맨발 걷기가 본격적으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맨발이기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걸을 수밖에 없고 자연 속에서 더욱 자유롭다는 이점이 크게 작용했다.

엔데믹 이후 맨발 걷기에 빠진 이들은 이내 동호회를 찾기 시작했다. 동호회와는 성격이 다르지만 ‘대한민국 맨발학교’는 이미 유명하다. 함께하면서 스스로를 격려하고 서로를 응원한다.

젊은 세대들의 관심을 끌면서 온라인에서도 활발하다. ‘MZ세대’인 2030 세대들은 단체 대화방 오픈 채팅을 통해 관련 정보를 얻는다. 지난 11월 기준 ‘맨발 걷기’ 주제 오픈 채팅방만 400여개가 넘는다. 대구에서 회원 모집 중인 곳도 10개 이상이다. 서로에게 용기를 북돋우며 삼삼오오 모이다보니 정확한 산정은 어려우나 그만큼 제한도 없다.

이들은 주로 채팅방을 통해 맨발 걷기 명소와 후기를 공유한다. 동기 부여를 위한 스스로에 대한 다짐과 인증이 취지이기에 대화 내용은 인증샷이 주를 이룬다.

거주지와 가까운 학교 운동장을 이용하는 맨발러부터 주말마다 지역 명소를 찾는 데 푹 빠진 이들도 많다. 비가 온 뒤나 눈이 온 산길을 걷는 소위 ‘찐’ 맨발러들도 느는 추세다.

인기를 끌면서 입문자들도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명소가 곳곳에 조성됐다.

대구에는 남구 앞산자락길을 시작으로 수성못, 동구 봉무공원 등 지역 대표 유원지와 도시공원부터 작은 소공원까지 마사토와 황토가 깔리고 있다.

앞산자락길 경우 신발주머니와 먼지떨이 기계 등이 비치돼 이용자 편의를 돕는다. 수성못에는 퇴근길에 들러 매일 운동량을 채우는 직장인들도 심심찮게 목격된다. 정장이든 운동복이든, 혹은 한복일지라도 맨발이면 충분하다.

산과 저수지를 끼고 있는 봉무공원에는 황토흙길, 황토볼장이 인기다. 황토볼 산책로는 서구 와룡산과 수성구 무학산공원 등에도 조성돼 마니아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곳곳에 마련된 벤치와 평상으로 피크닉도 즐길 수 있는 대구수목원, 동구 율하체육공원, 북구 침산공원, 달서구 두류공원 등 명소가 즐비하다.

권택환 맨발학교 교장(대구교육대학교 특수통합교육과 교수)은 “저마다 동기는 다르나 정신과 신체 건강이라는 목표는 같다. 맨발 걷기의 매력은 직접 해보지 않고는 설명이 안된다. 매일 최소 40분 이상은 걷는 게 중요한데 학교 운동장이나 내 집과 가장 가까운 곳이 곧 명소”라고 말했다.

이지연기자 lj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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