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신문 신춘 디카시 공모대전 우수상, 엄세원 作 '내시경'
대구신문 신춘 디카시 공모대전 우수상, 엄세원 作 '내시경'
  • 배수경
  • 승인 2024.01.03 22:1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수상-내시경-엄세원
 

마취에 취하고서 동굴 속 들어간다

위 벽은 울퉁불퉁 그 길을 지나가면

투명한 소실점에는 내 마음이 보인다

 

디카시우수상-엄세원-내시경
엄세원

[우수상 수상 소감] 엄세원 “빛과 그림자, 그 너머를 담는 일”

길 위에 서면 두 손이 자유로워야 합니다. 백팩을 멥니다. 집을 나서는 순간 어안렌즈가 돌아갑니다. 계절마다, 날마다, 순간마다 대상은 얼굴을 바꿉니다. 뿌리에서 바닥을 거쳐 점차 초리까지... 그 안에는 소리가 있습니다.

버려진 껌이 아스팔트 위에서 밟히고 밟히면 그림이 됩니다. 최애 대상은 플라타너스 나무. 껍질을 벗은 그림은 한 편의 동화입니다. 비 오는 날을 좋아합니다. 우산을 목과 어깨 사이에 걸치고 셔터를 누릅니다. 그림자가 질까 봐 잠시 우산을 내립니다. 공원의 풀들은 초록이거나 갈색이거나 눈, 비를 맞았거나 저의 좋은 피사체입니다. 수크령에 매달린 물방울들은 탕후루보다 더 달콤합니다. 만보 걷는 길 위에서 셔터를 누를 때마다 온몸이 짜릿합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일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빛과 그림자와 물방울과 그 너머의 사는 얘기를 담습니다. 삼 개월 전부터 디카 시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하루 몇 편씩 꾸준히 썼습니다. 사진과 글의 조화와 그것의 정형화는 어려웠습니다.

재미있는 일에 힘을 실어주신 심사위원님과 대구신문에 감사드립니다. 뒤에서 묵묵히 지원해 주는 남편 이승한, 두 아들과 함께 대구로 여행할 수 있어서 더욱 감사합니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