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권 이합집산에는 그만한 명분이 있어야
[사설] 정치권 이합집산에는 그만한 명분이 있어야
  • 승인 2024.01.0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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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석 달 앞둔 시점에서 정치권에 대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5선 이상민 의원이 그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내일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탈당해 창당을 선언할 예정이다. 탈당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벌써 4만 명 이상의 당원을 확보했다 한다. 정치권에서 ‘빅텐트론’까지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 같은 정치권의 이합집산에는 국민 앞에 내세울 대의명분이 있어야만 한다.

이상민 의원은 민주당 안에서 몇 안 되는 올바른 말을 해온 ‘미스터 쓴소리’였다. 이 의원은 평소에도 민주당의 이재명 사당화와 개딸들의 전체주의를 비판해 왔다. 그래서 그는 ‘원조 수박’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런 그가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할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따라서 이 의원의 탈당은 그로 볼 때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그가 국민의힘에 입당한 것도 평소 언질로 보아 예상된 일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내일 민주당을 탈당해 늦어도 2월 초까지는 신당 창당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 한다. 이 전 대표도 민주당의 이재명 사당화와 개딸 정치를 탈당 이유로 내세웠다. 그는 어제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 출판기념회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 ‘새로운선택’ 금태섭 공동대표 등과 만났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가 탈당 선언을 한 후 이들과의 제3지대 ‘빅텐트’ 구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빅텐트 구상은 민주당의 공천과도 무관하지 않다. 지금 민주당에서는 비명계 의원에 대한 공천 학살 조짐이 보이고 있다. 비명계인 박용진, 전해철, 이원욱, 강병원 의원 등의 지역구에 친명계인 정봉주 교육연수원장 등이 도전장을 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그들뿐만 아니라 40명 정도의 비명계 현역 의원도 공천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민주당에서는 공천 적격 심사가 ‘친명 감별’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에서 낙천한 의원들이 이낙연 신당으로 갈지는 섣불리 예측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념이 전혀 다른 이낙연 신당과 이준석 신당, 거기다가 한국의희망, 새로운선택 등이 합종연횡하기 위해서는 국민 앞에 내세울 명분이 있어야 한다. 단순한 세 불리기식의 이합집산은 국민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정치는 명분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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