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 양극화에 빠져버린 대한민국
[수요칼럼] 양극화에 빠져버린 대한민국
  • 승인 2024.01.23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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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원 ㈜데씨제 대표, 인간공학박사
어느 순간부터 대한민국은 점점 극단적인 양극화 사회로 변모해 가는 듯하다. 사회 양극화는 중간 지대가 줄어들고 사회 계층이 양극단으로 쏠리는 현상을 의미한다. 현재 우리나라를 보면 사회, 경제, 정치의 전반에서 이러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 계층 간 갈등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이는 곧 커다란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들어 이런 갈등은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먼저 정치적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소위 진보와 보수라는 프레임 속에서 각각을 대표하는 양당 체제가 상당 기간 지속되어 오고 있다. 양당 체제는 제대로만 작동된다면 두 개의 정당만 합의를 하면 되기 때문에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의 양당 체제가 그리 잘 작동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의 목적에 부합하고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적극적 입법 활동보다는 오히려 상대를 비난하고 무조건 문제를 제기하는 행태가 더 우세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는 결코 양당 체제의 장점이 발휘되기 어려우며, 오히려 갈등과 다툼을 양산할 수밖에 없다. 최근 개혁 신당이나 미래대연합 등과 같은 제 3지대 정당의 등장은 이러한 양극화에 지친 국민들의 정치 피로감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제 3지대의 성공 여부는 총선이 끝나봐야 알겠지만, 분명한 사실은 현재 정치는 평행선 보다는 더 극단을 향해 치닫고 있는 양상인 것 같아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측면에서도 이러한 갈등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최근 개혁신당에서 발표한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 공약에 대한 뜨거운 논쟁들은 청년층과 노인층의 생각의 차이가 상당 부분 크다는 것을 체감하게 해준다. 사실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관련 문제는 찬성과 반대 입장 모두 타당한 논리가 있기 때문에 무엇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적되고 있는 지하철 적자 문제나 지하철이 없는 지역의 복지 형평성 문제 제기도 나름 타당성이 있고, 반대로 상대적으로 빈곤한 대한민국의 노인층에게 이러한 정책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것도 충분히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부분은 무엇이 맞고 틀리냐가 아니라 이러한 갈등 상황을 어떻게 봉합할 것인가이다. 갈등은 크게 더 큰 다툼으로 번지든지 아니면 배려와 타협을 통해 갈등의 폭을 줄이는지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끌고 갈 것인지는 결국 우리 사회의 성숙함을 대변해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경제적 양극화는 이미 심화된 지 오래이다. 부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빈곤 계층의 사람들은 현재 상황을 벗어나는 것이 매우 어려워진 것도 현실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많은 국민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을 수 없게 되며, 이는 곧 미래보다는 현재의 삶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삶을 강요당하게 된다. 미래를 생각할 여유마저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태도들은 저출산이나 한탕주의 등을 팽배하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어떻게든 돈만 벌면 된다는 신념들은 도덕성의 가치 또한 떨어트리게 만든다. 이외에도 우리 사회는 엄청난 양극단의 갈등과 다툼들이 진행형이다. 배려와 타협, 나눔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건 아닌지 심히 우려가 된다.
심리학에서는 집단극화라는 용어가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덜 극단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매우 극단적인 사람들과 함께 하면, 그들도 더욱 극단화 되는 현상을 지칭한다. 즉 양극화는 방치해 두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곧 더 큰 갈등과 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이러한 양극화에 대해 깊은 고민이 부족해 보인다. 단지 어려운 계층에게 경제적으로 지원해 주는 것이 양극화를 해소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좀 더 배려와 타협을 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를 만들어 주지 못하는 이상 결국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
2024년에는 총선이 있다. 보통 선거철이 다가오면 이러한 갈등들은 더욱 증폭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갈등들을 해소해 나갈 수 있는 다양한 정책들도 나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통합과 화합의 대한민국이 그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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