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씨가 그대로 남아 있는 ‘尹-韓 갈등’ 봉합
[사설] 불씨가 그대로 남아 있는 ‘尹-韓 갈등’ 봉합
  • 승인 2024.01.2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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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갈등이 이틀 만에 봉합되는 모양새를 갖추었다. 두 사람은 그제 충남 서천시장 화재 현장에서 만나 대책을 논의하고 대통령실 전용 열차를 타고 함께 상경했다. 두 사람이 일부 정치적 이견에도 불구하고 20년 넘게 쌓아온 서로 간의 신뢰를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두 사람 간의 갈등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어 미봉이라는 평가를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화재 현장 점검을 마친 뒤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에게 전용 열차로 함께 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자리가 있으면 타겠다고 화답했다. 상경 후 한 위원장은 대통령이나 자신은 민생을 챙기고 국민과 나라를 잘되게 하겠다는 생각은 같다고 했다. 또한 한 위원장은 “대통령에게 깊은 존중과 신뢰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두 사람이 신뢰를 회복하고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분위기는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갈등 원인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해 윤 대통령은 분명한 정치 공작이라 몰카 공작의 피해자가 왜 사과해야 하느냐는 생각이다. 한 위원장은 이 문제에 대해 국민이 걱정하는 점이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의 만남 후에도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했다. 대통령실과 한 위원장이 원만한 접점을 찾아야 한다.

한 위원장의 총선 공천 문제에 대해서는 그의 언행에 분명히 부적절한 점이 있었다. 국민의힘 공천은 ‘내가 한다’는 발언이나 원희룡 전 장관, 김경율 비대위원을 후보로 확정된 듯이 소개한 것은 ‘사천’이라는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 한 위원장이 좀 더 ‘정치적’ 언어를 사용했더라면 그런 오해는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민의힘 공천이 시스템 공천이 돼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지적에도 틀린 점이 없다.

윤 대통령이나 한 위원장 모두가 총선에 이겨야 한다는 공통 목적을 갖고 있다. 갈등의 원인도 총선 승리를 위한 두 사람의 방법 차이이다. 윤 대통령이 당무에 노골적으로 개입해서는 안 되지만 당정이 엇박자를 내서는 총선에서 승리할 수는 없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나 한 위원장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서도 당정이 공동보조를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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