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이즈마케팅 선거 전략을 우려한다
[사설] 노이즈마케팅 선거 전략을 우려한다
  • 승인 2024.01.3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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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내놓고 있는 총선 공약이 실현가능성이나 호불호(好不好)를 떠나 세간의 관심을 끄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한 듯 보인다. 즉 ‘노인 무임승차 폐지’와 ‘여성 병역제도 도입’에 대해 ‘노인과 청년’ ‘남과 여’사이에 논란을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이런 공약들이 갈등을 조장한다 할지라도, 여론의 주목을 받아 자신들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 대표의 ‘노인 무임승차 폐지’에 대해 노인회에서는 의도적 거짓선동으로 청년층과 노인층을 갈라치기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여 위헌의 소지가 있는 경찰·소방관이 되려는 여성은 군 복무를 해야만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여성 병역제도 도입’ 공약도 이 대표의 핵심 지지층인 20대 남성들의 표심을 의식한 선동 공약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이 대표가 거대 정당의 대표였더라도 이런 공약을 내놓았을까하는 지적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갖은 비판이 제기될 것임을 모르지 않을 이 대표가 파격 공약을 연달아 내세우는 이유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리 정치 현실에서 이 대표의 개혁신당이 이번 선거에서 의미 있는 의석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확실한 지지층의 결집을 통해 일정부분 비례의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 우세하다. 즉 파격적인 개혁 프레임을 내세워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노이즈마케팅’ 효과와 함께 자신들의 존재를 인식시키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비록 특정계층을 배척하면서 노이즈마케팅 효과를 기대하는 전략은 위험이 클 수 있지만, 여론몰이에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나날이 급증하는 노인세대의 무임승차로 인한 적자 누적과 인구절벽이 현실화되어 군 자원이 빠르게 감소 중인 점을 고려하여 여성의 군복무도 진지하게 다뤄야 할 사회적 의제임은 분명하지만, 이런 공약들로 인해 사회적 갈등이 야기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앞으로 선거를 앞둔 각 정당들에서 여러 가지 공약이 쏟아져 나오겠지만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공약 제시에는 보다 신중해야 한다.

비록 정치인들의 입장에서 선거에서 깨끗한 패배보다 조금 비열하더라도 승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겠지만, 선거 때 야기된 사회적 갈등은 선거후에도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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