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장기화시 의료진 큰 부담
환자 “진료 제때 받을지 걱정”
환자 줄어든 지역 상급종합병원
수술실·응급실 가동률 확 줄어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대구지역 상급종합병원의 의료공백이 심화되자 2차 종합병원 환자 수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6일 대구 시내의 한 2차 종합병원은 전공의 이탈로 인해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받지 못한 환자들과 보호자들로 인해 북적거렸다.
이 병원 관계자는 “평소보다 환자들이 많아진 건 맞다”며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하면 의료진과 시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환자와 보호자들은 2차 병원에서도 정상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을지 걱정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 환자는 “무릎이 아파 병원을 찾았는데 환자들이 많아 진료를 제때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 보호자는 “어머니가 허리가 안 좋아서 주사를 맞아야 할 것 같은데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하면 추가적인 진료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상급종합병원의 응급실은 전공의 부재로 인해 진료가 제한되고 있어 환자가 줄어든 상황이다.
이날 경북대병원 응급실은 한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응급실 환자 수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응급실 병상은 세 곳만 이용하고 있고 나머지는 폐쇄했다”고 말했다.
영남대병원 응급실은 치과·성형외과·신경과 등의 진료가 불가능하고 피부과·외과도 추적 관찰 진료만 하고 있다. 전날부터 정형외과 응급수술도 중단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수술실 가동률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60%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명대 동산병원 응급실은 상대적으로 경증인 환자들은 다른 병원으로 보내고 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응급실 가동률은 50~60%대 수준”이라며 “외래진료는 진료과별로 스케줄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파티마병원 관계자도 “중증환자 위주 진료로 환자 수가 일부 감소했다”고 말했다.
전공의 부재로 간호사들의 업무도 가중되고 있다. 경북대병원 노조는 간호사들에게 대리처방 등 불법 진료를 지시받을 경우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구 상급종합병원에서 인턴 임용을 포기하거나 전임의들이 병원을 이탈하는 사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북대병원은 의료진 근무 현황을 일체 대외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윤정기자 yj@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