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달성십현 숭모비에 참배하고
<대구논단>달성십현 숭모비에 참배하고
  • 승인 2012.02.2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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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대구시달성교육지원청 교육장

대구 서구 이현리 서구문화회관 왼쪽 공원에 가면 `달현숭모비(達賢崇慕碑)’가 우뚝 서 있다. 자연석을 다듬어 세운 이 이 숭모비는 1997년, 달현숭모회(達賢崇慕會, 회장 徐鉦昊)에서 건립한 것으로 되어 있다. 달현숭모회의 의뢰를 받아 경북대학교 대학원장을 역임한 서수생(徐首生) 교수가 찬(撰)한 비문에 따르면 다음과 같이 17현(賢)이 소개되고 있다.

송재 주신언(松齋 朱信言), 송담 채응린(松譚 蔡應麟), 임하 정사철(林下 鄭篩哲), 괴헌 곽재겸(槐軒 廓再謙), 낙재 서사원(樂齋 徐思遠), 동호 채선각(東湖 蔡先覺), 낙애 정광천(洛涯 鄭光天), 모당 손처눌(慕堂 孫處訥), 투암 채몽연(投巖 蔡夢硯), 사월당 류시번(沙月堂 柳時藩), 양직당 도성유(養直堂 都聖兪), 국담 박수춘(菊潭 朴壽春), 양졸재 정수(養拙齋 鄭金垂), 서재 도여유(鋤齋 都汝兪), 전귀당 서시립(全歸堂 徐時立), 동고 서사선(東皐 徐思選), 도곡 박종우(陶谷 朴宗祐)
이 달현(達賢) 열일곱 분을 대하면서 몇 가지 생각을 떠올리게 된다.

첫째는 `달성십현(達城十賢)’이라는 말이 문헌에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보면 아마도 당초에는 열 분이 선정되었지 않았을까 한다. 그러다가 후대에 오면서 비슷한 업적을 쌓은 분들을 하나씩 더하다 보니 열일곱 분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십현이 아니라 백현, 천현이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 둘레에 선현이 많다는 것은 우리들의 큰 긍지요,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둘째는 어떠한 기준으로 이 분들이 선정되었을까 하는 점이다. 비문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성리학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지역민의 사표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임란(壬亂)을 당해서는 분연히 창의(倡義)하여 일신의 안위를 꾀하지 않고 민족을 위해 희생하였다.’ 라고 나와 있는 것으로 보아 학자이면서 의병으로 나아간 분에 무게가 주어지지 않았을까 한다.

그런데 당시 이 분들과 같은 시대에 같은 지역에 이웃해 살면서 유학자로서 또한 임란에 참가한 분으로 존재 곽준(存齋 郭?), 망우당 곽재우(忘憂堂 郭再祐), 대암 박성(大庵 朴惺), 고령의 송암 김면(松庵 金沔) 등 여러 분이 더 있는데, 이 분들은 왜 빠졌는지 의문이 생긴다. 또한 서사원의 스승으로서 향토 선비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바 있는 한강 정구(寒岡 鄭逑) 선생이 빠진 것도 궁금하다.

그러나 명분을 깊이 따지는 문중사회에서 그 시대에 큰 족적을 남긴 현인을 선정하는 일인 만큼 많은 어떠한 논란이 있더라도 답할 수 있는 엄격한 기준이 있어, 그에 따랐을 것이라 믿는다.
달현숭모회에서는 순천박씨(順天朴氏) `도곡연보(陶谷年譜)’와 인천채씨(仁川蔡氏) `고택문서(古宅文書)’에 일부 언급이 있어, 이를 중심으로 `달성유현행록(達城儒賢行錄)’를 편찬하고, 이를 바탕으로 달성십현을 밝혀내었음을 기술하고 있다.

따라서 당초 선정 기준은 자세히 알 수 없으나 옛 달성 지역에 연고가 있으면서 유학자이고, 나라의 위기 앞에 분연히 창의한 분이 선정되었지 많을까 한다. 옛 달성 지역이라고 하면 당시 대구부(大邱府)를 둘러싸고 있는 대부분의 지역, 그러니까 지금의 대구시와 달성군 전 지역을 합친 전 지역에 해당하는 만큼 위의 달성십현은 달성뿐만 아니라 대구 전 지역을 대표하는 현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각자 자신을 가꾸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대의를 위해 몸을 던진 행동적 지식인으로서 당대의 책임을 다한 분들이었다. 이 분들 중에는 부자(父子) 간도 있고, 사촌(四寸) 간도 있다. 그리고 학문으로서도 교분이 두터운 관계에 있다.

이러한 선현들의 아름다운 행적을 조사하여 본받는다는 것은 오늘날 이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큰 가르침이 될 것이다. 이 분들을 업적을 교육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자료가 필요하다. 자료 제공을 간절히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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