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공칼럼>“ 싸이가 대선에 출마한다면… ”
<삼공칼럼>“ 싸이가 대선에 출마한다면… ”
  • 승인 2012.11.0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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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봉 주필

「옛날 옛적에 동방에는 작지만 강한 나라가 있었습니다. 이 나라를 이끌어 갈 새 지도자를 찾고 있었습니다. 공주님, 집사님, 뻐국님 등 세 후보가 서로 잘났다고 자랑이 늘어졌습니다. 공주님은 많은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공주였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국민들과 의사소통 부문에서 `불통’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집사님은 한 나라의 참모로서 국정운영에 참여 했습니다. 인격적으로도 `합격’점수를 받았습니다.

다만 지도자로서의 역량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폐족(廢族)의 멍에를 빨리 제거해야 할 것입니다. 뻐꾹님은 도덕성과 관련 다운계약서 작성 등 당장에 드러난 몇 가지 문제가 있지만 국민들은 대체로 그를 좋아합니다. 다만 뻐꾸기처럼 탁란(托卵)의 습성이 치명적인 약점으로 지적되었습니다. 뻐꾸기는 뱁새의 둥지에 알을 낳고 떠나면 뱁새가 뻐꾸기 새끼를 키워 주듯이 국민들은 이번에도 뻐꾹님이 어느 둥지에 새끼를 두고 떠날는지 궁금해 합니다.」

며칠 전 택시를 탔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당선될 것 같습니까” 기사에게 물었다. “이번 선거는 예측하기 어렵네요.” 라고 말하고 “박근혜ㆍ문재인ㆍ안철수 세 후보가 3파전을 벌리면 朴후보가 유리하겠지만 文ㆍ安후보가 단일화 되면 상황이 달라지겠지요”

대선을 47일 남겨둔 현 시점에서 볼 때 대선 판세를 분석하는데 어려운 몇까지 요인이 있다. 우선 이번 대선은 단일화 여부가 최대 관심사이다. 첫째, 지난 30일 文후보가 安후보에게 단일화를 위한 접점을 찾아보자고 제의하자 安후보는 10일 이후에나 생각하자며 느긋한 태도를 보였다. 둘째, 세 후보가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비전이나 정책 제시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 후보의 지지율 그래프가 죽은 듯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셋째, 세계사에도 드문 무당파 안철수 후보가 의외로 선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독립투사도, 민주투사도 아닌 아주 평범한 후보가 시한폭탄이 되어있고, 이런 이유로 대선 정국을 희화화(戱畵化)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文ㆍ安후보의 단일화 기회는 크게 3기로 나눠 가늠해 볼 수 있다. 1기는 대통령 후보 등록일인 23일 이전에, 2기는 대통령 후보들의 TV토론 이후, 3기는 선거일(12월 19일) 막바지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文ㆍ安후보가 단일화 되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한마디로 말하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양측 지지기반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산술적 계산이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정치평론가들은 文후보는 전통적인 야권 성향의 유권자가 중심세력이고 安후보는 2030세대와 부동층, 무당파 유권자들이 집중해 있다고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일화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고 단일화하기엔 명분이 약하고 너무 시간이 촉박하다고 보는 것 같다. 또 어떤 경우에도 당선을 위한 `야합(野合)’ 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 할 것이다.

한편 양측의 단일화를 어렵게 하는 태생적 한계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문후보측은 제1야당의 후보로서 명분과 명예가 있는 만큼 安후보측으로 단일화 되면 `불임 정당’으로 만든 장본인이라는 정치적 오명과 함께 정치마당에서 떠나야 하는 게 도리일 것이다. 안후측이 文후보측으로 단일화 되면 그는 대통령후보로서의 인격과 신뢰성 및 자질면에서 많은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는 환경적인 여건인지 몰라도 기회주의적 `눈치작전’ 경향의 후유증이 그를 자승자박의 형국으로 몰아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대선을 보는 유권자들의 시각도 많은 편차를 보이고 있다. `최고로 재미있다’라고 말하는 쪽은 무당파 후보 득세 주제의 정치를 희화화한 연극이 무대에 올랐기 때문으로 보고, `그렇지 않다’는 쪽은 정치철학을 가늠하기 힘든 고만고만한 후보들이 출마해 맥이 빠진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일부에서는 기왕 희화화된 대선 정국이라면 `강남스타일’ 싸이의 출마를 제안했다.

기성 정치인 두 후보와 무당파 두 후보의 경쟁이 볼 만 할것이라며 일탈(逸脫)과 초월(超越)의 정치개혁적인 발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지난 7월 15일 발표된 이후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로 퍼져 나가면서 흥행 대박을 연출했다. 이러한 배경에 대해 세계적인 전문가들은 `강남스타일’이 미국인의 감성 코드와 교감이 돼 있고, 싸이 자신은 인간적인 내공이 쌓여있고 확실하게 준비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에는 오락적 감성을 바탕으로 복잡한 현대사회의 구속에서 벗어나도록 많은 부문을 희화화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퓨리서치의 연구에 의하면 유튜브 인기 비디오 30%가량이 무엇을 조롱하는 듯한 치기(稚氣)와 희화화가 기본 컨셉이라는 것이다. 동영상의 최적정 시간도 121초에서 5분 사이인데 `강남스타일’은 4분13초 라는 것이다.

이번 대선 역시 정치불신을 해소하고 정치인들에게 정치를 돌려줘야 하겠지만 한번쯤 안철수에 이어 싸이의 출마를 권하고 싶다. `정치 한류’의 세계 보급에 기여하게 된다면 경제와 함께 정치의 품격이 크게 높아 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 역시 치기이고, 일탈이고, 개혁이고, 초월의 발상이라고 치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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