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년 전통 지역 대학병원·소강병원의 ‘특성화’
수백년 전통 지역 대학병원·소강병원의 ‘특성화’
  • 김종렬
  • 승인 2013.06.0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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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의료의 메카, 대구가 살길이다>

5.대구지역병원 다양한 인프라 '빅5' 안부럽다
전 세계 의료산업의 규모는 약 6조원 달러로 추정되며 노령화의 가속화, 웰니스(Wellness,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급속한 성장을 하고 있다. 의료산업은 고용이나 기술측면에서 전후방 파급효과가 가장 큰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병원산업은 의료산업의 핵심을 이루며 전체 의료산업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병원산업의 성장 없이는 의료산업의 발전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메디시티 대구’(Medicity Daegu)는 의료서비스 중심에서 대구 의료산업 브랜드의 확장으로 발전되고 있다.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로 의약품, 의료기기 등 의료산업 전반의 의미를 포함하게 됐다. ‘메디시티 대구’의 중심에 있는 병원 등 의료서비스는 수도권 주요병원들과의 의료격차를 줄이고, 경쟁력있는 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한 고도화 전략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수도권 쏠림현상, 시설, 의료수준의 ‘업그레이드’ 중요 =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1 지역별의료이용 통계’에 따르면 서울 소재 5대 대형 상급종합병원인 이른바 ‘빅5 병원’(서울아산·삼성서울·연세대세브란스·서울대·가톨릭대서울성모병원)의 다른 지역 환자 진료비중은 진료비와 내원일수 기준으로 55.1%, 49.2%에 달해 수도권 및 대형병원의 ‘환자쏠림’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의료기관 소재지별 다른 지역 환자 전체 진료비 비중을 보면 서울에 이어 광주(28.2%), 대전(27.1%), 대구(22.6%)가 뒤를 이었다.

이처럼 수도권 대형병원 환자의 50%이상이 지방환자인 현실은 단순 쏠림이 아닌 의료수준 격차에서 오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KTX의 개통 후 더욱 심화됐으며, 지방병원에서 포기한 질병을 수도권 대형병원에서 해결하려는 환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빅5 병원’ 중 한 곳을 찾았다는 장모씨(58·대구 동구)는 “좀더 세밀한 건강검진을 알기위해 서울의 병원을 찾았다”며 “주위 사람들이 조언을 해줘 서울로 발걸음을 옮기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병원서비스, 의료기기, 분위기 등이 달라 보여 자신을 맡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진현 서울대 교수는 지난달 1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주최의 ‘보장성 강화에 따른 영향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인위적으로 수도권으로 쏠리는 현상을 규제하기보다는 지방에도 소위 빅5병원에 버금가는 시설을 마련하고, 의료수준을 상향평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대구지역 병원들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주목해야 하는 지적이다.

또 이상규 연세대 보건대학원 병원경영학과 교수는 지난달 31일 한국보건행정학회가 개최한 ‘박근혜정부 보건의료 정책방향과 향후 과제’에서 병원의 생산성과 혁신성 측면을 강조하며 “의료계 스스로 변화에 앞장서지 않는다면 5년 뒤 10년 뒤 맞게 될 의료의 미래는 현재보다 암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구지역 대학병원, 다양한 인프라 ‘빅5’ 안부럽다 = 대구시는 전통적으로 다양한 의료시설과 인프라를 갖춘 도시다. 350여년의 대구 약령시, 대구한의대의료원, 114년 전통의 계명대 동산병원(濟衆院), 106년의 경북대병원(동인의원), 영남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등 5개 대학병원과 대구파티마병원, 효성병원, W(더블유)병원, 구병원, 올포스킨피부과, 덕영치과병원 등 29개 종합병원과 30개 한방병원, 6천여명의 의사, 1만8천여명의 의료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2004년 KTX 개통 후 지역 의료계는 수도권 병원과의 경쟁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모델 개발, 의료서비스개선을 통해 자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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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모발이식센터는 끊임없는 기술과 치료개발을 통해 남성형 탈모 치료의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정도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머리카락을 심으려면 경북대병원 김정철 교수 아닙니까. 수술 순서가 엄청 오래 걸린다고 합니다.”

1992년 세계 최초로 모낭군 이식술을 개발한 이래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김정철 교수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만큼 예약 환자가 많다는 것이다. 모발이식 수술은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우수 의료기술로 해외 외국인환자 유치에 적합한 분야로 평가받고 있다. 경북대병원은 위암, 대장암, 간암, 폐암 등의 암수술에서는 전국 상위 수준이다.

또 SCI(국외우수학술지) 논문 발표는 지방 국립대 중 단연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교수진의 연구역량도 전국 최고를 자부하고 있다. 경북대병원은 지난 3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됐다. 지정된 10개 병원 중 지방에서는 경북대가 유일하다. 백운이 경북대병원장은 “연구중심병원의 각종 지원을 바탕으로 중증질환 치료와 신의료기술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며 “경북대병원의 수준을 기존 3차 종합병원 개념을 넘어 소위 ‘4차 병원’ 수준으로 끌어 올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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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동산병원은 대구·경북지역에서 처음으로 소아응급센터가 문을 열었다. ‘전문치료센터’를 집중 육성해 환자 맞춤형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계명대 동산의료원은 복강경 수술을 국내에서 일찍 시작해 축적된 수술 경험과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동산의료원은 심장센터, 뇌혈관센터, 로봇수술센터, 뇌전증센터 등 경쟁력 있는 높은 수준의 ‘전문진료센터’를 집중 육성해 환자맞춤형 서비스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로봇수술센터는 현재 로봇수술장비 중 가장 앞선 4세대 다빈치Si(da Vinci Si) 로봇수술시스템을 비수도권 지역 최초로 도입했다. 또 증가하는 외국인 환자를 위해 ‘국제의료센터’를 전문화하고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동산의료원은 외국인 환자 유치가 상위 10개 의료기관 중 지역에서 유일하게 포함돼 ‘메디시티 대구’의 자존심과 대구의 위상을 크게 높혔다.

특히 오는 2015년 계명대 성서캠퍼스 내에 ‘새동산의료원’이 들어선다. 지하 5층, 지상 20층, 총 1천33병상 규모로 ‘메디시티 대구’를 대표하는 지역 최대시설을 갖추게 돼 서울 대형병원 환자 유출을 막는 것은 물론 전국 환자 유치를 가능하게 하겠다는게 동산병원측의 설명이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간이식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장기이식별 병원 순위 중 간이식 부분에서 지방병원 1위다. 장기이식센터장인 최동락 외과 교수는 2010년 1월 국내에서는 두번째, 지역에서 최초로 2대1 생체간이식 수술, 국내 최초 전격성 간부전 환자의 혈액형부적합 간이식 수술, 지역 최초 간-신장 동시 이식수술 등 고난도 간이식 수술을 성공했다.

또 류마티스센터(센터장 최정윤 교수)는 1994년 지역 최초로 류마티스 클리닉을 개설해 수도권 1~2개 센터를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연평균 3만5천명)의 외래 환자를 진료해오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복지부로부터 대구경북권역 류마티스 및 퇴행성 관절염전문질환센터로 선정돼 올해 말 문을 연다. 전국 5곳의 전문질환센터 중 사립대는 대구가톨릭대병원 뿐이다.

영남대병원은 유방암, 갑상선암 분야와 안과 분야, 호흡기내과가 가장 경쟁력을 갖고 있다. 그외 소화기암 분야, 심장 질환, 뇌졸중 분야에 두각을 보이고 있다. 정부로부터 호흡기 전문질환센터로 선정돼 올해 완공을 앞두고 있다.

특히 이수정 의료원장은 유방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암세포를 제거하는 수술법인 이른바 ‘유두-유돈부 및 피부보존 유방절제술’로 전 세계가 주목하는 권위자다.

또 국내 최초로 방사선노출이 적은 일체형 암 진단기인 PET-MR, 최첨단 암수술기인 노발리스-TX의 가동으로 암 진단, 메스가 필요 없는 최첨단 방사선 수술이 도입돼 아주 작은 양의 방사선 노출로 암을 진단할 수 있어 개별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도록 했다.

◇소강(小强)병원 ‘특성화’ 로 경쟁력 높여= 56년의 대구 파티마병원은 ‘메디시티 대구’에서의 입지는 확고하다. 위암·대장암 치료에 관해서는 수도권 병원들과의 경쟁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게 병원측의 설명이다. 최근 탈장수술은 1만례를 돌파했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위암 및 대장암에서 1등급을 받았다. 복지부는 올해 지역 해외환자유치 선도의료기술 육성사업에 대장·항문센터를 선정했다.

특히 탈장에 대해서는 외국 의사들이 매년 탈장수술법을 배우기 위해 방문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암 치료를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방사선암치료장비인 ‘래피드아크’와 첨단 온열 암치료장비 등을 도입했다.

대구경북 최대의 수지접합전문병원으로 명성을 인정받고 있는 W(더블유)병원(병원장 우상현·달서구 감삼동)은 2011년 9월 국내 최초로 발가락 3개를 이용해 오른손이 완전히 절단된 환자에게 손을 만들어 주는데 성공,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최근 손관련 질환을 넘어 족부, 어깨관절분야에도 전문진료영역을 확대하고 영남대의료원과 함께 국내 최초로 팔이식에 도전한다. 이는 복지부가 신 의료기술로 인정해 아시아권 최초로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추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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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병원 외국인 진료소에서 외국인 여성이 산부인과 진료를 받고 있다. 효성병원은 외국인을 위한 전담 코디네이터를 배치, 대구 의료관광을 주도하고 있다.
산부인과 전문병원으로 유명한 효성병원(수성구 상동)은 대구시 지정 선도 의료기관, 복지부 인증의료기관으로 선정된 병원이다.

갑상선·유방센터, 자궁근종센터, 불임연구센터, 위·대장내시경센터, 미드라이프센터(Midlife Center), 종합검진센터 등 분야별 전문의가 포진해 체계적 협진시스템을 갖추고 진료서비스 제공을 하고 있다.

또 365일 24시간 외국인 진료소 운영과 외국인을 위한 전담 코디네이터를 배치 대구 의료관광을 주도하고 있다.

의료재단 효성병원 박경동 병원장은 “지역병원의 의료질 향상을 위해 변화와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한 의료시설 투자와 서비스 향상을 지향해 나갈 것”이라며 “여성전문병원으로서 더욱 특화시키는 동시에 소아나 남성, 중장년층을 위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대구의 중심 동성로에 위치한 올포스킨피부과는 소위 비수술적 성형이라 불리는 쁘띠성형과 리프팅, 모발이식 등 저렴하면서도 시술 만족도가 매우 높은 안전한 시술, 외국인 상담실 운영 등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외국인 환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종렬기자 daemu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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