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아쉽고 뒤끝도 아쉬웠다
경기도 아쉽고 뒤끝도 아쉬웠다
  • 김지홍
  • 승인 2014.06.2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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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보상공원 응원전

대표팀 패배에 탄식

흡연에 술먹고 고성도

자리 떠자 곳곳 쓰레기
/news/photo/first/201406/img_134256_1.jpg"경기종료후쓰레기장이된공원/news/photo/first/201406/img_134256_1.jpg"
알제리전의 거리응원전이 펼쳐진 대구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경기 종료 후 시민들이 수거해가지 않은 응원도구와 쓰레기들이 나뒹굴고 있다. 박현수기자 love4evermn@idaegu.co.kr
23일 새벽 대구 중구 국채보상기념공원은 붉은 악마들의 함성과 탄식 소리가 뒤섞였다.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이 알제리에 2-4로 패배하자 시민들은 허무함을 감추지 못하고 허탈해했다.

대형 스크린이 마련된 이 곳에는 이날 새벽 3시부터 1천500여명(경찰 추산)의 붉은 악마가 모여, 축구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하는 열띤 거리 응원전을 펼쳤다.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대표팀을 향한 격려의 박수도 잊지 않았다.

교복을 입고 이 곳을 찾은 박준호(16·대구동중 3학년)군은 “기말 고사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축구팀을 응원하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왔다”며 “경기는 아쉽지만, 마지막 경기(벨기에전)에도 거리 응원에 꼭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자신의 카메라로 담는 외국인도 보였다. 미국에서 온 리 스매더스(37·외국인 강사)씨는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부터 매번 거리 응원전에 나왔다. 그는 “한국의 붉은 악마 분위기는 매우 열정적이라서 좋다”고 말했다.

한편 뜨거운 응원전을 뒤로 한 채 공원 곳곳에서는 금연 구역임에도 담배를 피우거나 쓰레기를 그대로 두고 가는 등의 부끄러운 양심들이 시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정하나(여·30)씨는 “담배 연기 때문에 코가 아파서 응원 조차 못하겠다”면서 “금연 구역인데, 너무하는 거 아니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경기 전반전에 축구대표팀이 삼연속골을 내주자, 쓰레기를 그대로 둔채 몸만 빠져나가는 얌체족도 곳곳에 띄었다.

한 20대 남성은 “(돗자리를) 나두면 필요한 사람이 앉아서 쉴 것”이라며 친구들과 함께 먹은 음식을 그대로 둔채 자리를 떴다. 고성을 지르며 응원을 방해하는 취객도 있었다.

공원은 돗자리와 응원 풍선 막대, 일회용 종이컵·나무젓가락, 페트병, 음료수 캔 등으로 뒤덮이고 잔디밭에는 담배 꽁초, 음식물 찌꺼기가 나뒹굴었다.

대구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이날 3t 가량의 쓰레기가 수거됐다. 성숙된 시민 의식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쓰레기까지 청소하던 장영훈(23)씨는 “새벽부터 찾아와 흥겨운 분위기를 함께 즐겼으나, 일부 돌아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깔끔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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