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을 벗어던지고 대중과 함께하라” '예술인간의 탄생'
“자본을 벗어던지고 대중과 함께하라” '예술인간의 탄생'
  • 남승렬
  • 승인 2015.02.0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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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자본주의 주체 진화 설명
‘경제인간’ 거부할 잠재력 지녀
예술인간의 탄생
조정환 지음/갈무리/2만2천원

‘인지자본주의’의 저자인 정치철학자 조정환이 4년 만에 신간 ‘예술인간의 탄생’으로 돌아왔다.

연구공동체 ‘다중지성의 정원’ 대표인 저자는 이 책에서 1980년대 민중미학자로서의 자신의 과거를 소환한다. 1989년 4월 월간 ‘노동해방문학’을 창간한 그는 이듬해인 1990년부터 10년 동안 수배생활을 했다.

예술인간의 탄생은 ‘누구나 예술가다’라는 20세기 아방가르드 선언이 신자유주의 체제 하에서 ‘누구나 기업가다’라는 명제로 역전됐다는 현실 인식 아래 예술가와 예술운동의 전망과 나아갈 바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책은 ‘누구나 예술가’가 된 현실이 우리 삶에 미친 영향은 무엇인지, 엘리트 예술 또는 제도예술이 여전히 건재해 보이는 상황에서 예술이 진정 모두의 것이 됐는지, ‘누구나 예술가’라는 선언이 곧 예술의 종말을 의미하는지, 오늘날 예술가라면 누구를 뜻하는지 등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예술적으로 표현, 배려, 관리할 수 있다는 예술인간의 지향은 ‘모든 사람이 기업가가 되어 자신의 노동을 관리(자기계발)할 수 있고 그래야만 한다’는 명령으로서 경제인간으로 변질됐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따라서 신자유주의 시대 경제인간이라는 ‘형상’은 예술인간이라는 ‘질료’의 힘을 제한하고 안정화하는 역할을 할 뿐 경제인간의 태내에 이미 예술인간이 깃들어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처럼 경제인간 속에 잠재하고 있는 예술인간의 힘을 어떻게 더 뚜렷이 드러내고 발전시키는가가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는 것이다.

책은 ‘누구나 예술가’인 시대에 아방가르드적·혁명적 예술가의 역할은 자본에 소유된 예술 수단을 훔쳐 다중에게 돌려주는 ‘스파이’라고 말한다.

즉 상품으로서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배질서의 유통공간이 된 이른바 ‘예술계’에서 예술수단과 능력을 훔쳐내 삶이라는 예술공간으로 이전하는 일이 오늘날 예술가의 과제라고 책은 강조한다.

저자는 후기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도 말한다.

“미래는 우리에게 우리들 자신이 직접 생명과 삶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능력, 생명을 배려하는 기술을 갖추고, 우리 자신의 생명을 돌볼 수 있는 연합된 주체성으로 조직하도록 절실하게 요구한다.”

저자는 명시적으로 말하진 않지만 이 언급을 통해 ‘예술인간’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있는 듯 하다.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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