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 속 소액기부 증가
경기불황 속 소액기부 증가
  • 이지영
  • 승인 2009.09.15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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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는 게 어려운 일인가요. 돈이 아니라 정을 나누는 거죠.”

경기불황 속에서도 서민들의 온정은 식을 줄 모른다. 입이 벌어질 정도의 거액도 아니다. 월급통
장에서 아끼고 가계부에서 짜낸 한두 푼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내 아이에게 주는 첫 선물 ‘기부’= 지난달 28일 경북 성주군에는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돌잔치 비용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는 것.

20대 후반의 이상하(가명)씨 부부는 아들 민하의 첫 번째 생일에 무엇을 선물할지 고민 끝에 ‘나눔’이라는 선물을 주기로 결정했다. 민하의 돌잔치를 위해 그동안 조금씩 모아둔 50만원을 돌잔치를 대신해 민하의 이름으로 기부한 것이다.

이씨 부부는 “아이를 낳아보니 얼마나 세상이 고마운지 알게 됐다”며 “민하에게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기부를 선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개인 기부자는 이씨 부부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환갑이나 생일 비용을 아끼거나 혼수를 줄이고, 직장에서 받은 상금은 물론 매달 월급의 일정부분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꺼이 내놓는 개인 기부자가 늘고 있다.

개인 기부자가 늘면서 경북공동모금회는 지난 6월부터 ‘우리아이 첫 기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집안의 경조사를 모금사업과 연계하는 프로그램으로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경북공동모금회 김혁준 개인기부 담당자는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문의 전화가 기부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그러나 서울이나 경기 등 수도권에서는 집안의 경조사를 함께 하려는 개인 기부자들이 늘고 있는 만큼 지역에서도 머잖아 자리를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식을 줄 모르는 서민의 온정= 경제난 속에서도 이웃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은 늘고 있다.

15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으로 대구 7억4천690여만원, 경북 68억여원 등 전국적으로 총 1천44억원의 기부금이 모였다. 올해 목표 2천872억원의 36% 수준이지만 공동모금회가 연말 대규모 모금을 거둬들이는 점을 고려할 때 상당한 액수다. 지난해 상반기에 모인 807억원에 비해서도 237억원이 증가했다.

특히 50만원 이하의 개인 기부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

올 상반기 개인 기부액은 604억원으로 지난해 443억원보다 161억원 증가했다.

경북공동모금회의 경우 개인 기부액은 총 29억여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경북공동모금회 개인 기부액은 총 110억원으로 지난 2001년 37억원보다 무려 3배 이상 급증했다.

이처럼 개인 기부가 늘어난 가장 큰 이유로는 ‘어려울수록 함께 나누겠다’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라는 게 모금회의 설명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올해는 기부의 비수기라 불리는 여름에도 기부 열기가 뜨거웠던 만큼 연말 나눔사랑도 상당한 성과를 거둘 것”이라며 “최근에는 기업 뿐 만 아니라 개인 기부문화가 확산되면서 미국, 영국에 버금가는 기부 강국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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