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가 튼튼해야 한다
뿌리가 튼튼해야 한다
  • 이상환
  • 승인 2016.03.0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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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환 부국장·체육부장
대구에 새 야구장이 곧 문을 연다.

연고 프로팀 삼성 라이온즈가 올해부터 홈구장으로 사용하게 될 새 야구장이 지난 2월 말 준공됐다. 지역과 연고팀의 상징성을 감안해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로 새 야구장 명칭도 확정했다.

대구 수성구 지하철 대공원역 인근에 건설된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는 메이저리그(MLB)구장에 버금가는 최신구장으로 조성됐다.

지역 야구인들과 팬들은 벌써부터 새 야구장에 대한 기대감에 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삼성 라이온즈가 홈구장으로 사용했던 대구 북구 고성동 소재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은 리모델링을 거쳐 지역 사회인 야구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생활체육구장으로 활용한다.

대구시는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과 함께 인근의 주경기장을 지난 2003년 출범한 대구시민프로축구단 대구FC 전용구장으로 전면 개·보수한다.

올해 공사에 들어 가 2018년부터 사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선수들이 사용할 클럽하우스와 연습구장도 대구스타디움 인근에 함께 조성한다.

이처럼 대구시는 지역 연고의 프로팀 인프라 구축에는 적극적이다. 수백억 원이 소요되는 프로팀들의 지원에는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타 지역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방 정부의 ‘민선시대’가 열리면서 단체장들이 팬들이 많은 인기 프로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엘리트(전문) 체육의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의 주도로 체육단체의 통합이 추진되고 있다. 엘리트와 생활체육을 관장하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오는 3월 27일 통합을 앞두고 있다.

통합과정에서 양 단체의 기득권과 정부의 무리한 통합 추진으로 파열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대구와 경북은 이달 초 통합 체육회를 출범한 후 경기단체 통합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비인기 종목의 경우는 무리 없이 통합이 이뤄지고 있는 반면 규모가 큰 인기 종목은 통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통합에 따른 엘리트 체육의 약화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엘리트체육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도 곱지 않다.

그동안 주먹구구식으로 단체를 운영해 온 일부 엘리트체육 단체들이 입시비리, 보조금 횡령, 구타, 성추행 등에 연루되는 바람에 각종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되면서 정부의 사정 대상이 됐다.

정부는 급기야 스포츠 4대악 근절과 관련한 법안을 마련해 비리척결에 나선 후 일부 엘리트 체육 단체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여론도 악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기회에 엘리트 체육도 개혁의 흐름에 동참해 환골탈태(換骨奪胎)를 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처럼 엘리트 체육은 스스로 개혁의 흐름에서 뒤떨어지는 바람에 중앙과 지방 정부의 압박으로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프로 스포츠에 비해 열악한 인프라는 물론 예산 역시 빈약하다.

근간(根幹)인 학원체육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학부모와 학생들의 엘리트 체육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부마저 일반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스포츠클럽을 주도적으로 지원하면서 엘리트 체육은 소외되고 있다.

실제로 스포츠클럽 예산은 남아돌고 있는 반면 엘리트 체육은 학원은 물론 기업체나 지방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다수의 팀들은 예산 확보의 어려움으로 해체되고 있는 실정이다.

천만 관중 시대를 앞두고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는 프로 스포츠와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면서 외면 받고 있는 엘리트 체육의 뿌리는 하나다.

프로 스포츠가 활성화되면 그 종목의 엘리트 체육 또한 붐이 일 것이라는 논리와 뿌리인 엘리트 체육이 고사되면 해당 종목의 프로 스포츠 역시 근간이 흔들리게 된다는 상반된 입장도 존재한다.

무엇이 먼저든지는 상관없다. 균형이 우선일 것이다.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엘리트 체육이 활성화되면 그 열매는 프로 스포츠에서 맺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엘리트 체육은 공공(公共)의 성격도 크다. 그동안 각종 국제대회에서 우리나라의 국위를 선양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또한 다양한 직업 중 하나로 체육을 선택하는 엘리트 선수들이 장래 안정적으로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중앙이나 지방 정부가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는데 노력해야 한다. 뿌리가 튼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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